태권도장 영어교육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백준형 사범 상지대 태권도학과 졸업. 노던일리노이주립대 체육교육학 석사과정/ 연구조교

태권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는 바로 나 백준형이다. 현재 미국 노던일리노이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모국에 체류하는 동안 아버지의 체육관 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요즘 수련생 부모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과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길 바라는 욕구는 매우 높다. 실제 아이들의 영어 능력도 과거와 비교해 수준이 많이 높아져 있다. 하지만 소수의 아이들만 영어에 친숙해 있을 뿐 대부분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으로 배우기를 싫어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영어에 친숙해지고 흥미를 가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딱딱한 영어 교육 때문에 자녀들이 영어에 흥미를 못 붙이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우리 체육관에서는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와 같은 재미없고 형식적인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체를 영어로 설명하고 그 신체의 움직임을 어떻게 영어로 말하는지를 설명하고 따라 말하게끔 함으로써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영어에 두려움 없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태권 영어는 지난해 겨울방학과 이번 여름방학, 두 번에 걸쳐 특강으로 실시했다. 처음에는 과연 운동(태권도 포함)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아이들과 부모들이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모든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있었다. 아마도 책에 나오는 어려운 용어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해주는 식으로 태권 영어를 지도했다. 예를 들면, 손목을 만지면서 “손목이 영어로 뭘까요?” “그럼, ‘손목을 돌려라’를 영어로 어떻게 설명할까요?” 하는 식으로 신체 부분을 어떻게 말하는지, 어떻게 영어 문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따라하게끔 시킨다. 이렇게 겨울방학 동안 가르친 결과 학부모들이 체육관에 찾아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한 학부모는 체육관에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참 잘하게 된 거 같아요”. “체육관에서 배운 것을 집에 와서 그대로 전하거든요. 저한테 ‘엄마, 손목이 영어로 뭔지 알어? wrist야~ 그럼 손목 돌리기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알어? wrist rotation이라고 해.’ 우리 아이가 영어를 저한테 설명해 주는 것을 보니 제가 기분이 너무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아이가 영어에 흥미도 갖게 된 거 같아요.” 이렇게 말해 주시는 학부모들이 많이 있었다. 이런 반응을 불 때면 정말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태권도를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관장님이나 사범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요즘 태권도 교본이나 여러 책들을 살펴보면 태권도 용어를 영어로 설명해놓은 책들이 많이 있다. 또 학원 말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인터넷, 영어 동호회뿐만이 아니라 여러 단체에서 영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해주고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곳도 많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들의 기대와는 달리 두 가지를 다 잘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태권도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만약 태권도장에서 태권 영어와 같은 공부를 가르친다면 어떨까? 분명 휴관생들의 수가 줄 것이라고 믿는다.

도장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권도장에서는 무, 도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체육관 운영은 점점 어려워 질것이다. 관장님들, 사범님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한다면 체육관 운영에서도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나는 굳게 믿는다.

벡준형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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