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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철호(오른쪽)의 뒤차기가 이대훈의 복부에 적중했다. | ||
세컨드를 보던 신재현 코치가 즉각 영상판독을 요청했다. 기자도 궁금증에 비디오 리플레이를 훔쳐보았다. 비전문가의 눈에도 유효공격이 들어간 듯 보였다. 하지만 영상판독관은 이를 기각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이대훈이 임철호의 머리를 공격했다. 기자의 눈에는 머리에 맞지 않은 듯 했지만 머리 득점으로 인정돼 3점이 올라갔다. 임철호 측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카드도 못 쓰고 초반 7점을 도둑맞은 기분. 2회전, 3회전 임철호는 열심히 뛰었지만 초반 실점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해당 판독관을 만났다. “임철호에게 충분히 점수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느냐?” 대답이 가관이었다. “내가 보기엔 애매했다.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기에 심판들의 판단을 따라 득점을 인정치 않았다.”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 “그럼 소년체전에서는 왜 심판이 한 명도 부심기를 안 눌렀는데 경기 종료 후 영상판독으로 승패를 뒤집었느냐?” “그 경기는 내가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물론 이대훈은 좋은 선수다. 스타로 키워주는 것도 좋지만 국가대표를 뽑는 자리에서 담합이라도 한 듯 비춰진다면 나머지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이 경기 후 임철호의 부상을 이유로 소속팀 한국가스공사는 남은 경기를 포기했다. 더 이상 뛰어봐야 선수에게 아픔만 줄 거라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예전과 같은 편파적 심판 판정도 문제지만 소신 없는, 신뢰성을 잃은 영상판독은 더 큰 문제다. 영상판독은 억울한 판정을 바로잡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데 이를 특정팀이나 선수를 봐주는 데 교묘히 이용한다면 제도 자체가 큰 수술을 받아야 마땅하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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