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채 한체대 교수가 영상판독관에게 항의하는 모습

다음 상대는 경주 세계대회 +87kg급 우승자 조철호(한체대). 1회전 시작과 동시에 이상빈의 뒤차기가 조철호의 사타구니 급소를 가격했다. 조철호는 그 자리에서 뒹굴었고 주심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 이상빈에게 경고조치만 했다. 조철호는 겨우 일어나 경기를 계속했지만 힘이 빠져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3회전에서 이상빈이 조철호의 머리 공격을 시도해 성공으로 인정됐지만 조철호 세컨드가 이의를 제기, 영상판독을 요청해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려는 순간 이번에는 조철호가 이상빈의 앞면을 가격했다.

애매한 상황이었다. 공격을 인정해야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또 공방이 오갔고 결국 둘의 점수를 모두 인정해 이상빈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상빈은 이때 눈을 심하게 다쳐 더 이상 게임을 뛸 수 없게 되었다. 조철호의 엄지 발가락이 이상빈의 눈을 찔러 안압이 높아지고 구토 증상까지 보인 것이다. 결국 이상빈은 마지막 결승전을 뛰어 보지도 못하고 서울로 이송되었다. 정밀검사 결과 뇌에는 이상이 없지만 안면 뼈가 금이 가는 중상, 태릉선수촌에 입촌도 못하는 불운을 맞고 말았다.

조철호도 불운하기는 마찬가지. 세계대회 금메달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여서 주위의 기대도 컸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급소를 얻어맞아 경기력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둘의 부상으로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은 이 체급에서 약세로 평가되던 인교돈(용인대)과의 단 한 번의 승부로 올림픽 세계예선전 티켓을 거머쥐는 행운을 얻었다.

7월 초에 열릴 올림픽 본선 대표 선발전에 조철호는 다시 예선을 거쳐 올라가야 한다. 다행히 이상빈은 이번 평가전에서 3위에 올라 선발 2차전에 곧바로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