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경희대 홍인태권도장 ‘어머니 태권도 교실’ 수련생들이 품새를 하고 있다.

“정통 태권도 교육이 우리 도장의 지표” 

 무료 ‘어머니 태권도 교실’ 큰 호응

일반 태권도장엔 나른함이 감돌 평일 오전. 박력 넘치는 여성(女聲)이 도장 안을 가른다. 중년을 넘긴 부녀자들이 태권도 수련을 하며 넣는 기합소리다.

인천시 부평구 부개주공 5단지 후문과 인접한 건물 4층 ‘경희대 홍인태권도장’. 이 도장에서는 ‘어머니 태권도 교실’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월·수·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씩 10명 정도의 인원이 수련에 참여한다. 하얀 도복을 횡으로 두른 검은 띠의 옹골진 매듭에서부터 절도 있는 동작, 우렁찬 기합, 다부진 눈빛 등 하나하나 범상치 않다.

배진복 관장(50)은 “어머니 수련생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태권도 수련은 에어로빅과 같은 체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반 수련생처럼 어머니들도 정통 태권도를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밀도 높은 ‘정통’ 수련 프로그램을 대하는 어머니 수련생들의 반응도 진지하다. 체력훈련에서부터 기본적인 품새와 겨루기, 그리고 격파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수로이 하지 않는다. 어머니들의 열렬한 수련 태도에 감화 받아 배 관장은 지난해 9월 ‘어머니 태권도 교실’을 정식 개설했다.

▲ 배진복 관장

어머니 수련생들과의 첫 인연은 십여 년 전이다. 배 관장이 부평6동에서 도장을 운영할 당시 인근에 살고 있던 주부 김봉자 씨가 태권도를 배우러 찾아왔다. 이후 김 씨 연배의 여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모두가 태권도를 제대로 지도 받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0년 부개3동 현재의 자리로 도장 위치를 옮긴 후에도 이들은 어린 수련생들 틈에서 배 관장에게 진지하게 배웠고,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봉자 씨(65)는 “도장을 처음 찾았을 당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몸도 마음도 불편했던 시기였지요. 배 관장님께서는 대충대충 가르치는 분이 아니에요.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따라하다 보니 제 자신이 건강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특히 잡념이 사라지는 효과가 컸어요”라고 태권도 수련의 효과를 들려줬다.

현재 어머니반은 60대와 70대가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연령이 높다. 자칫 수련 중 부상을 입을 염려에 대해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태권도를 하고 나서 뼈가 단단해지고 몸이 유연해졌으며 정신이 맑아졌다”고 즐거워하며 말한다. 배 관장은 이들을 위해 맞춤 수련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시간 수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결과다.

배 관장은 인천시태권도협회 이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7기 동문회장으로 지역과 주변을 돌보는 데도 열심이다. 또 ‘대한민국 태권도 천무회’ 부회장으로 위력격파 수련과 시범, 대회 출전도 하면서 태권도인으로 충실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라정 사범(29)은 “관장님이 항상 올곧게 정통으로 태권도를 지도한다는 것을 수련생들이 알아보고, 학부모들도 그 진가를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김영진 군은 “벌써 3품이네요. 하면 할수록 태권도의 멋에 빠져들

▲ 인천 경희대 홍인태권도장 수련생들이 발차기를 실시하고 있다.

게 돼요. 격파를 해내고 나면 시원하고 기분이 참 좋아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수현  양은 “관장님께서 잘 가르쳐 주셔서 재밌게 하다 보니까 2품이 됐어요. 친구들도 태권도를 꼭 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해말간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

배 관장은 “수련생 각자가 희망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태권도 수련이 좋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변함없이 정통 태권도를 강조했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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