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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내 인생을 바꾼 멋진 선물’

장애와 역경 딛고 도쿄패럴림픽 출전권 딴 콴수다 푸앙키차
신영균 태국장애인국가대표 감독과 기적 이뤄
  • 양택진 기자
  • 승인 2020.01.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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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왼 손목을 잃은 태국의 19살 소녀가 상상조차 어려운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2020 도쿄패럴림픽 태권도경기 자동출전권을 따내 감동을 전하고 있다.

‘태권도는 내 인생을 바꾼 멋진 선물’이라며 2020년 세계태권도연맹(WT) 장애인 유형 K44, 체중- 49kg급 세계랭킹 4위로 도쿄패럴림픽에 출전권을 따낸 태국 장애인태권도국가대표 콴수다 푸앙키차(KHWANSUD PHUANGKITCHA태국체육대학교 1학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콴수다 푸앙키차(오른쪽)의 안탈리야 세계장애인선수권 경기 장면.

아직 19살밖에 되지 않은 앳된 소녀지만 콴수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태국 빠쭈업키리칸 차이랏의 작은 산속 마을 세 자매 중 막내인 콴수다는 두 살 때 집에 불이 나 좌측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왼 손목을 절단했다. 

첫째 언니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멀리 있는 외가 친척의 손에서 자랐지만 친척이 연락도 없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또 둘째 언니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마약과 술에 취한 동네 불량배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생매장을 당해 죽었다. 범인은 지역 유지의 아들로 밝혀졌지만 3개월 복역 후 우리나라 돈 약 350만 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콴수다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설상가상 콴수다의 어머니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몸의 반을 쓸 수 없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콴수다의 아버지는 남은 막내딸이라도 지키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옷도 남자아이처럼 입혀서 키웠다. 

신영균 감독(왼쪽)이 콴수다 푸앙키차의 세컨드를 보고 있는 장면.

그러나 왼 손목을 잃고,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콴수다의 삶은 2017년 운명처럼 신영균 태국장애인국가대표 감독을 만나게 되면서 바뀌게 되었다.

방콕에서 차로 5시간 정도 떨어진 남부 도시 빠뿌업키리칸에서 살고 있던 신 감독은 2017년 빠쭈업키리칸에 있는 작은 초중고등학교로 무료 태권도 수업을 갔다.

그리고, 수업 중 한쪽에서 눈을 반짝이며 친구들의 태권도 수련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콴수안을 만나게 되었다.

시골에서 자전거 및 오토바이 등을 수리하며 살고 있는 콴수다의 아버지를 만나 그들 가족 이야기를 듣게 된 신 감독은 태국의 장애인태권도에 대해 설명했고, 콴수다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콴수다를 신 감독에게 맡겼다.

콴수다를 맡게 된 신 감독은 아예 학교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체육관 2층에 방을 마련해 콴수다를 머물게 했고, 학업을 병행하며 태권도를 지도했다.

이어 콴수다를 포함해 8명의 태국 장애인태권도선수단을 선발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태국의 장애인태권도 사정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19년 동안 태국에서 태권도를 지도해 온 신 감독이 나서 지난 2017년 태국장애인태권도협회를 체육회로부터 승인 받았지만 예산은 턱없이 적었고, 관심은 전무했다.

안탈리야 세계장애인선수권서 우승을 차지한 콴수다 푸앙키차(왼쪽 두 번째)의 시상식 장면.

그러나 태국 장애인태권도대표팀은 이를 악물고 훈련을 반복했고, 2018 아프리카파라태권도선수권에 2명이 출전해 남자 K42유형 -75kg급서 금메달을 따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태국 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에서도 태권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예산과 후원의 사정도 조금씩 나아졌다.

그리고, 2019 안탈리아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에서 콴수다가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로 인해 현지 TV에 태국장애인태권도에 대한 소개가 나오게 되었다.

더욱이 생이별을 했던 콴수다의 첫째 언니가 방송을 본 후 15년 만에 가족과 재회하게 되는 기쁜 일도 생겼다.

2019 태국장애인여자체육인 대상을 수상한 콴수차 푸앙키차(왼쪽)와 신영균 감독.

이후 콴수다는 “태권도는 내 인생을 바꾼 멋진 선물”이라며 더욱 훈련에 매진했고, 결국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랭킹 4위로 2020 도쿄패럴림픽 자동출전권을 획득했다.

콴수다를 지도한 신 감독 역시 “남은 8개월 동안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부디 잘 견디고 이겨내 콴수다 가족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반드시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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