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읍내동에 위치한 솔로몬 태권도장. 1997년 1월 개관해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솔로몬’이란 도장명은 최기은(35) 관장이 고심해 지은 이름이다. 학창시절 그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던 지도이념에 따라 생각해낸 상호다. 수원대학교 태권도학과 재학시절 그는 이 다음에 도장을 차리면 어떤 이름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지혜로운 수련생들을 길러내자는 생각에 지혜로운 인물을 상징하는 솔로몬 왕을 떠올렸단다. 최 관장의 집안이 기독교를 믿어 그 가풍에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도장명에 어울리는 관훈도 만들었다. “예의범절을 잘 지키고 지혜로우며 용기 있는 수련생이 되자”가 이 도장의 관훈이다.

지혜를 강조하는 도장이어서 그런지 4층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도장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독서대다. 사무실 한 쪽 벽에 마련된 독서대에는 약 200권의 책이 정리돼 꽂혀 있다. 손때를 자주 타서인지 귀퉁이가 닳고 낡은 책들이 많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도 마련돼 있다. 일찍 도장에 오는 수련생들이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릴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다. 최 관장은 수련생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으면서 작은 지식을 얻어가고 책 읽는 습관도 기를 수 있도록 4년전 이 장소를 마련했다.

수련은 매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된다. 6교시까지 진행되며 수련생은 유치부부터 중고등부까지 약 100명 정도다.

특히 이 도장에는 중고등부 수련생 숫자가 인근의 다른 도장에 비해 많은 편이다. 중등부 11명, 고등부 14명으로 총 25명. 전체 수련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4명의 고등부 수련생들이 올해 대학으로 진학하게 돼 조금 수가 줄긴 했지만 새 학기를 맞이했으므로 신입 수련생이 들어오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최 관장은 기대했다.

중고등부가 많은 까닭은 이 도장에서 4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시범단 활동 덕택이다. 최 관장은 도장 문을 열고 처음에는 겨루기 위주로 선수를 배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수련을 실시했었다. 그러나 점점 겨루기 선수를 지원하는 수련생들이 줄어들어 선수를 배출하기 힘들어졌다.

2002년부터는 시범단을 창단해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시범단을 통해 품새부문의 소개를 강화하자 품새를 배우려는 중고등부 학생들이 많아졌고 이 부문에서 대회에 나가 선수로 활약하는 수련생도 생겨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특전사에 입대했던 최 관장은 그곳에서 시범을 배웠다. 그 때 배운 시범 기술들을 활용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교육을 받으며 수련생들에게도 시범의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또 4년 전부터 수련생들을 함께 지도하고 있는 송 탁(23) 사범과도 뜻이 잘 맞아 시범단을 운영하는 일에도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이 붙었다. 송 사범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최 사범과 함께 이 도장에서 수련생 지도를 맡아왔다. 송 사범의 부친도 도장을 경영했던 관장이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태권도를 배운 송 사범은 도장 일에 금방 적응했다. 요즘도 도장행사나 수련생 지도를 두고 두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는 일이 많다.

솔로몬태권도장의 시범단은 매년 11월～12월 중에 하루 날을 잡아 서산 시민회관에서 태권도종합발표회를 갖는다. 서산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시범단이 그동안 연습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시간이다.

가끔 날씨가 맑게 개인 날 인근 지역의 바닷가로 수련을 나서기도 한다. 모래밭에서 체력단련과 시범단 무기술을 연습한다. 이제 시범단의 실력은 충청남도에서 3위안에 들 정도이다. 아직 전국규모의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올해에는 큰 대회에 출전해 입상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성인 수련층을 확보해 도장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관장은 2～3년 안에 성인부 수련생을 약 30명까지 늘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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