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세포들이 새로운 환경에 접하여 적절히 변하는 것을 병리학적 용어로 적응(適應)이라고 한다. 평소 화창한 기후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 인체의 세포들도 요즈음 같은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하여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세포들이 적응을 하는 데는 약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에서는 젊은 사람보다 더 긴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병리과 신형식 교수.

그래서 인체가 미처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병균 등의 건강의 적을 만나면 자칫 건강을 잃을 수도 있겠다. 이에 습도가 높아져 있는 기상상황에서 주의하여할 점을 몇가지 소개한다. 인체의 폐 속에는 공기와 함께 들어온 이물질을 잡아 옮기는 세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세포들을 거식세포(巨食細布)라고 한다. 이 거식세포들은 먼지나 병균 등을 잡아서 간으로 옮겨가서 이를 쏟아낸다. 이런 기능은 일반사회의 청소차와 같은 역할이므로 이 거식세포들을 청소원세포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습도가 높아져서 공기 중에 떠 다니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물방울들로 청소원세포의 수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 청소원세포들을 만들어 내는 골수에서는 약 일주일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공기 중에 떠 다니는 물방울 속에는 병균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연유로 해서 이런 시기의 어린이나 노인에게서 폐렴의 빈도가 높아 진다.

또한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높은 기상조건에서는 땀이 나와서 공기 중으로 증발되지 않고 그대로 피부가 젖기 때문에 피부염이 발생한다. 이런 피부염을 접촉성 피부염이라고 한다. 역시 피부를 선풍기 등으로 잘 말려주어야 접촉성 피부염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고온다습한 날씨에서는 불쾌지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짜증스럽고, 전신적으로는 면역능력이 상당히 저하된다. 그래서 평소에 잘 소화되던 음식들도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겠다. 이런 때에는 공중위생과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비에 젖은 곳에 소독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장티푸스나 콜레라의 예방주사를 맞아 두는 것도 좋다. 먹는 물의 관리도 철저히 하고 오염되었다고 생각되는 음식물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끓인 물이나 생수를 먹는 것도 좋다.

또한 오랫동안 괴어 있는 물 웅덩이에는 모기의 애벌레가 생겨날 수 있으므로 잘 소독하여야 한다. 건강유지를 위하여 적응에 관한 상식을 숙지하여 장마철 전후의 건강관리를 요령있게 하도록 하자.

한림대학교의료원 강동성심병원 병리과 신형식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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