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세월이 고여 있는 인류의 고적 만리장성(萬里長城, 중국인들은 ‘완리장청’이라 부른다.)에 태권도의 불꽃이 하얗게 서릿발처럼 피어올랐다.

인류가 만든 축조물(築造物)가운데 달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것. 그 길이가 자그마치 2400km를 웃돌아 서울·부산 간 거리의 5배정도나 되는 성벽. 그래서 유네스코는 일찌감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흔히 진시황(秦始皇)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보다 훨씬 전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먼 훗날 명대(明代)까지 실로 긴 세월에 걸쳐 완성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다.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시범에 초청되어 중국에 간 K타이거즈 시범단원들이 잠시 틈을 내어 만리장성에 올랐다.

긴 역사의 숨결에 취한 듯 어린이 단원들이 옆차기 시범을 펼쳤다.

인류최고의 구조물과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태권도가 고금(古今)의 호흡을 맞췄다. 지나가던 서양의 관광객들이 사뭇 놀란 표정이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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