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태권도, 세계로 미래로…’

태권도 영상음반 제작본부(이즈멜로디社)는 1998년 3월 16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태권도 주제음반 발표회를 가졌다.

태권도 관계자를 비롯해 국내 체육계 방송 및 언론계 등 2백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태권도를 주제로 한 캐리커처 그리기 △코리아나의 승리의 태권도 △태권도 시범 순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주최측이 기획한 이날 발표회는 예상과는 달리 무게감과 짜임새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정계를 비롯해 종교계, 문화계, 방송계 등 3백여 명의 주요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명 안팎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에 가장 관심을 보여야 할 태권도 관련 기관과 태권도인들이 외면해 행사장은 썰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3대 기구의 위임을 받아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고 주장한 이즈멜로디社 측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즈멜로디社 김화수 대표이사는 “김운용 총재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후원사가 돼 준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세계태권도연맹과 이번 행사를 공동 준비했으면 공감대가 크게 형성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김 대표는 이어 “태권도계의 내부문제를 사전에 알았다면 태권도 주제음반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태권도계의 구조적 모순을 꼬집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현재, WTF가  공모를 통해 태권도 찬가(anthem)와 태권도 노래 가사를 선정했다. 조정원 WTF 총재는 “국내에서 널리 불릴 수 있고,  WTF 가맹 국가에서도 태권도 노래가 불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9년 전 이즈멜로디社가 시도한 ‘태권도 주제 음반’과 똑같지는 않지만, 이와 유사한  WTF의 태권도 찬가와 노래가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호응을 얻을 지 궁금하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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