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정지된 서울시태권도협회 심사권에 대해 재위임을 청구한 서울시협회 관리단체위원회의 요청이 대한태권도협회(KTA) 이사회서 보류 되었다.

관리단체위원회의 심사권 요청을 두고 이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즉 관리단체위원회와 전 집행부 기득권 세력이 향후 치러질 서울시협회 회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KTA 이사회가 열리는 올림픽파크텔 입구에서 서울시협회 심사권 재위임을 두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면.

지난 27일 오전 11시, KTA 제1차 이사회가 올림픽파크텔 2층 런던홀서 열렸다.

이날 마지막 심의안건은 ‘서울시 심사관리위원회 관련 건’이 상정되었다.

앞서 지난 23일, 서울시협회 관리단체위원회 정재규 위원장은 KTA에 공문을 발송, ‘집행부 부재의 사유로 관리단체로 지정됨에 따라 귀 협회에서 회수하였던 승품·단 심사권에 대하여 재위임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재위임의 사유로는 0. 기존 협회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한 심사 수입의 제한으로 심각한 재정난, 0. 과거 관리단체로 지정된 충남협회와 경남협회의 사례에서 심사권 재위임 취소의 전례가 없었다는 점, 0. 임원 간 분쟁이나 운영 비리 등이 아닌 집행부 총사퇴에 의한 관리단체 지정이라는 점, 0. 관리단체 지정 이후 제도 개선과 규약 및 규정 제정 등을 통한 자정 노력과 심사 전담위원회 및 인적자원을 구성해 심사를 집행할 계획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와 관련 김경덕 상임부회장은 “도장심사공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상임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고, 나동식 부회장은 “전임 집행부에서 심사관리규정에 따라 서울시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어 심사권 위임을 취소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협회의 환경이 바뀌지 않았는데 행정의 일관성을 위해 차후에 정상화가 된 후 처리하면 된다”고 이견을 내세웠다.

여기에 임신자 부회장은 “우리 이사회 정관에는 상임이사회를 운영한다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도장심사공정위원회에 위임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최창신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결정하기 부적절하니 그대로 가야 되겠다. 보류하는 것이다”라고 밝혔고, 결국 이사회서는 보류 결정으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협회 관리단체위원회의 심사권 재위임 요청은 단순히 서울시협회 재정적 측면에 국한되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시체육회는 서울시협회 구지회 25개 중 13개 이상이 구 체육회 인준을 받으면 곧바로 회장 선거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대의원단 방식을 제외한다면 선거인단 선거방식과 직접 선거방식 중 하나로 회장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선거 전 심사권이 관리단체위원회로 재위임될 경우 선거의 판세는 급격하게 관리단체위원회 중심으로 유리해진다는 분석이다.

정재규 관리단체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전 집행부 기득권 측에서는 예산과 함께 심사권, 말 그대로 시도협회 권력의 핵심인 심사권이 관리단체위원회로 재위임될 경우 선거운동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결국 서울시협회 관리단체위원회의 심사권 재위임 요청은 단순한 심사권 재위임 문제를 넘어서 향후 선거 과정의 유불리가 걸린 사안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이사회서 서울시협회 심사권 재위임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인 이사들의 입장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정황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서는 보류가 결정된 서울시협회 심사권 재위임 문제에 더해 전임 집행부서 서울시협회 직접 심사를 시행한 심사관리위원회(위원장 김철오)의 사의를 수리하기로 결정되었다.

더불어 서울시협회 심사관리위원회의 별도 사무실 마련과 서울시협회 직원 파견에 대해서도 회장에게 위임되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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