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이 아닙니다.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왜 다르다고 보십니까?"
 "미국시민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기자님은 대학에서 뭘 전공했습니까?"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양진석 WTF 신임 사무총장이 한 말이다.

그는 이날 단호한 어법을 구사했다. 기자의 말을 중간에서 잘라 자신의 견해를 적극 개진하기도 했고, "책임지겠다" "지켜봐 달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첫 이미지가 '깐깐하다' 보니 사무처를 총괄하는 총장으로서 일을 야무지게 결정하고 추진할 것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1시간이 넘게 이어진 기자간담회를 끝내고 기자들과 점심을 먹을 때는 종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우직하고 깐깐한 인상보다는 인간적이면서 소탈한 모습도 묻어났다.

농담도 곧잘 했다. 한 기자가 "사무처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신다고 했는데, 너무 강하게 밀면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가볍게 건네자 "(직원들이) 넘어질 정도로 밀진 않는다"며 농(弄) 섞인 진담을 했다.

또 "한국에 오니까 모든 음식이 빨갛다. 먹고 나면 속이 쓰리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매운 음식이 맛있다"며 유머러스한 말도 했다.

기자회견장과 음식점에서 보여준 양 총장의 두 가지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업무와 관련된 일은 단호하면서 깐깐하게, 업무 외적인 일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강석재 WTF 홍보부장은 양 총장에 대해 "며칠 동안 지켜봤는데, 강단이 있는 분이면서 인품이 있다"고 평했다. 결코 아부성 발언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해야 할 총장의 직무가 수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고국에 뼈를 묻을 각오로 총장직을 맡았다"고 했다. 이같은 의지라면 WTF 총장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것이다.

하루 빨리 국내외 태권도계의 정서와 현실을 파악하고, WTF의 현안을 숙지해 많은 태권도인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는 총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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