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9월 15일부터 3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제3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등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 65개 중 41개국이 참가했다.

1977년 9월 제3회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귀국한 한국태권도대표팀이 태권도 관계자와 가족들로 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태권도가 일본의 가라테를 누르고 세계에 태권도 붐을 일으킬 것이라며 국제경기연맹(GAIF)에 가입한 후 첫 번째로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어려운 여건 속에도 경기진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맹훈련을 했다. <서울신문>은 대표팀의 훈련 상황을 이렇게 보도했다.

“정만순, 고의민 코치의 열성어린 지도아래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대표선수들이야말로 3차례에 걸친 평가전을 통해 선발된 ‘태권한국'의 정예들이다. 고의민 코치는 "기본체력 단련과 테크닉 연마가 합동훈련의 주목적인데 이것이 끝나면 태능선수촌에 들어가 최종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들급과 헤비급은 체력의 열세로 약간 고전하겠지만 웰터급 이하의 경량급에서는 금메달을 모조리 휩쓸겠다는 결의가 가득하다.

이윽고, 1977년 9월 18일 5천여 명의 관중과 1백여 명의 교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시카고 엠피 디어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핀급의 여성기(청주농고), 페더급의 박정호(육군), 웰터급의 유영갑(육군) 등이 3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한국대표팀은 8체급 중 7체급을 석권하며 3연패를 이룩했다.

이날 월터급에 출전한 유영갑은 준결승까지 무난히 진출한 후 멕시코 마누엘 후아도를 맞아 돌려차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판정으로 눌러 결승에 올라 우승을 거머쥐었다. 플라이급에 출전한 하석광(해군)과 헤비급에 출전한 안장식(명지대), 밴텀급의 김종기(서울체고)와 미들급의 허송(육군)도 한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라이트급에 출전한 최재천은 결승에서 자유중국의 황민벤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팀 선수 중 가장 시원한 경기를 펼친 선수는 하석광이었다. 하 선수는 2차례의 KO승을 연출해 외국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러나 이번 대회는 겉으론 화려한 대회였으나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의 최창신 특파원은 “진행 자체를 보다 짜임새있게 풀어나가야 하고, 한국이 아닌 제3국의 개최일 경우 그 지방 또는 국가의 사회적 지원을 받아 대회를 성대히 개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심판의 자질향상도 필요하다며 심판들의 채점방법에 대한 계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회가 끝난 후 한국의 언론들은 태권도 종주국을 지키려면 기술개발에 좀더 힘써야 하고, 자유중국과 멕시코 등의 실력이 크게 향상돼 이를 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3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한국대표팀은 태권도인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77년 9월 28일 청와대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한국대표팀과 제1회 세계청소년배구선수권대회(여자)에서 우승한 여자대표팀을 초청해 다과를 베풀고 치하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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