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가 지난 3월 23일 전국생활태권도연합회와의 통합총회에 앞선 대의원총회 무산 후 2개월 만에 결국 통합협회로 가는 문턱을 넘어섰다.

임시대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이사회 성원 논란과 통합추진위원회 합의내용에 대해 충남 나동식 대의원, 서울 장용갑 대의원의 끈질긴 물고 늘어지기에도 불구, 결국 대의원들은 연합회와 통합의 길을 선택했다.

KTA 이승완 회장의 발언 장면.

24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KTA 2016년도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다.

경남협회가 관리단체에서 복귀, 17개 시도협회 및 5개 연맹체 대의원 22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이날 대의원총회는 그동안 3차례 무산된 대의원총회 후 회장단 간담회와 이사회를 거친 후 결국 성원되었으며, 연합회와의 통합과 관리단체의 갈림길에 선 마지막 고비였다.

그러나 이날 총회는 보고사항에서부터 충남 나동식 대의원의 제동으로 설전이 벌어졌다.

나동식 대의원은 지난 17일 열린 KTA 이사회와 관련 “이사회에서 통합추진위원회 합의사항, 도장심사분쟁조정위원회 이사회 의결 내용, 통합태권도협회 정관(안), 회원종목단체 회장 선거 관리 규정 권장(안)을 회의해서 총회에 부의했다. 그런데 우리 협회 이사 등기 정족수가 몇이냐? 이날 14명의 이사가 출석해서 중간에 퇴장한 사람이 있다. 등기상 정족수와 달리 설령 21명이 재적이사라 하더라고 중간에 나간 이사들이 있어 의결시에는 성원 정족수가 안된다. 따라서 오늘 부의된 안건들은 이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부의된 것이 아니므로 받을 수 없다. 오늘 총회는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따졌고, 서울 장용갑 대의원이 나동식 대의원의 발언을 이어 받아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김무천 사무국장이 “우리 협회 이사는 21명이다. 그동안 정치인 등 사표내신 분들이 있어 재적이사 숫자가 등기이사 숫자와 다르다. 규정상 특별이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과반수 출석으로 개회하고, 과반수로 의결한다. 따라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KTA 이승완 회장 역시 “사표를 제출한 이사들의 등기상 문제를 사무국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것을 두고 통합협회를 위한 본질적인 문제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집행부에서는 지난 이사회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하며 설전이 이어졌다.

동어반복의 설전은 경기도 박윤국 대의원의 중재로 정회 후 다시 논의 되었다.

특히 지난 회장단 간담회와 이사회 일부를 주재했던 김철오 부회장이 나서 “지난 17일 이사회서 애초 12명이 출석했고, 2명이 좀 늦게 참석해 성원이 되었다. 그리고, 안건 1호부터 4호까지는 상정을 해서 한 건 한 건 의결을 했고, 도장심사분쟁조정위 건은 이승완 회장이 나간 상태에서 진행을 했다. 결국 기타의견까지 14명이 참석해 중간에 2명이 가고 12명이 의결했으니 이사회 의결은 유효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문제를 두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2시간이 넘도록 설전과 고성이 오갔고, 박윤국 대의원과 인천 노순명 대의원이 거듭 중재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사회 유효 여부에 대한 해결은 결국 대한체육회로 공이 넘어갔다.

이날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한체육회 이옥규 부장은 대의원들의 이사회 성립 유권해석 요구에 “우선 안타깝다. 지금 이사회에 대한 부분은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16조 및 27조에 따라 정당한 것으로 본다. 계속 똑같은 말씀들을 계속 하시는데 지금 태권도만 통합이 안되고 있다. 이사회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사회 성원 논란은 대한체육회 이옥규 부장의 설명과 함께 진화되며 심의안건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심의안건에서는 통합 의결에 건에서 다시 설전이 벌어졌다.

나동식 대의원은 다시 “우리는 통합추진위원회 기구의 설치와 구성에 대해서는 위임했지만 연합회와의 합의 내용 등에서는 위임한 적이 없다. 따라서 인정해 줄 수 없다. 통합은 하지만 연합회와의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토의하고 협상하자. 통합을 제외한 임원 선출 등은 얼마든지 다시 협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고, 장용갑 대의원이 다시 동조하고 나섰다.

임시대의원총회 정회 중 충남 나동식 대의원(왼쪽 두번째)과 김무천 사무국장(왼쪽 세번째)이 이사회 성원 문제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있는 장면.

통추위 합의 내용을 두고 벌어진 설전의 핵심은 연합회 측 대의원 구성에 관한 사안으로 KTA는 이와 관련해 연합회 내부 문제에 대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연합회 측 대의원 구성은 당초 시도태권도연합회의 전국태권도연합회 가입 및 대회 출전 여부에 따라 배분된 대의원 자격 부여에 관한 문제로 일부 시도의 경우 정상적인 연합회 대의원이 존재하는 반면, 일부 시도의 경우 정가입 및 연합회 대회 불출전 등으로 대의원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다.

향후 통합회장 선출 및 대의원 지분 구도에서 불리해 질 것을 염두에 둔 연합회측 대의원 구성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되는 고성과 설전은 여전했다.

결국 통합추진위원회 합의 내용을 두고 옥신각신이 이어지던 중 노순명 대의원이 통합 의결에 대한 원안 통과를 동의했고, 나동식 대의원 통합 후 합의내용 재조정을 개의안으로 내어놓아 표결에 들어갔다.

그리고, 표결 결과 통합 의결의 건 원안 통과가 의결되며 긴 설전 끝에 통합협회의 문턱을 넘어서며 3시간 30분 만에 총회가 폐회되었다.

통합을 앞둔 KTA 대의원총회가 두 달 여 간의 소용돌이와 설전 끝에 결국 문턱을 넘었고, 이어지는 통합협회 대의원총회는 25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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