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이 자신의 사임 후 직무대행과 관련, 대의원총회서 선출하라며 공을 넘겼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의원총회.

김우규(부산협회 명예회장), 김철오(전 KTA 전무이사 직무대행), 윤웅석(KTA 기술전문위원장), 이주호(강원도협회 명예회장) 부회장(등기 순) 중 누가 직무대행으로 선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통합협회 출범과 맞물려 KTA 정관에 따라 60일 이내 잔여임기 회장 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KTA 2015년도 결산이사회 장면.

18일 오전 11시, 서울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KTA 2015년도 결산이사회(재적 25명 중 19명 참석)가 열렸다.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열린 이날 결산이사회서는 0. 정관개정의 건, 0. 각종 규정 개정의 건, 0. 2015년도 사업결과 및 수지결산의 건, 0. 2016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의 건, 해외지부 가입의 건(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 0. 2016년도 정기대의원총회 상정 안건 채택의 건 이 심의사항으로 상정되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은 김태환 회장 사임 후 직무대행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로 쏠려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 회장은 국회의원 겸직 금지와 관련한 사퇴 권고, 20대 총선 출마 등으로 인해 이달 정기대의원총회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결산이사회를 앞두고 향후 KTA 헤게모니 판세를 두고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김태환 회장 역시 이를 염두에 둔 듯 인사말을 통해 “나의 정치 일정, 공무 등 부득이한 이유가 있어 대의원총회를 끝으로 회장 자리를 내놓기로 발표한 바 있다. 사임에 따라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 그리고 정관상 부회장 순서로 해야 하겠지만 집행부 출범 시 이에 대한 사전 고려가 없이 가나다 순서로 되어 있어 다소 혼란이 있다. 그래서 대의원총회로 직무대행 선출 권한을 넘기려고 한다. 올해 체육회 통합, 리우올림픽 등 중요 사안이 있으므로 대의원총회서 잘 선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승완 상임고문 겸 이사가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1월 8일 상임이사회서 김태환 회장의 사임 이후 방향에 대해 결산이사회 안건으로 채택하도록 논의했는데 누락되었다. 누가 직무대행을 하든지 이사회서 분명히 정해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채택되지 않았다”며, “누락시킨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상임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주호 부회장이 “이야기는 분명히 있었다. 내 사견으로 보자면 그날 이야기는 회장 공백에 대한 우려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다시 김철오 부회장이 “상임이사회서 분명히 주문사항으로 넣었다. 그런데 이걸 왜 회장한테 보고도 하지 않았냐, 이건 사무국의 편향적인 태도다”라고 나섰다.

결국 김 회장은 “직무대행 규정과 관련해 겨우 3-4일 전에 알았다. 내가 무슨 시나리오를 갖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 등기 순서상 가장 앞선 권성동 의원도 겸직 문제로 어려울 것 같고, 사무국서 내가 지시도 안했는데 체육회에 질의해 유권해석을 받아 놓았다. 대의원총회서 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마지막 기타토의서 다시 논의하자”며 진화에 나섰다.

결국 기타토의서 다시 이 문제가 다시 다루어졌다.

김 회장은 “일부 인사들이 전화가 와서 대의원총회서 다시 해줄테니 통합할 때까지 더 하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나는 물러나는 입장이다. 그런데 후임문제와 관련해 60일 이내로 다시 회장을 선출하라느니, 뭘 하라느니 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철오 부회장이 “직무대행 문제는 오늘 어느 정도 구체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관대로 하자”고 나섰고, 윤웅석 부회장이 김철오 부회장을 향해 “당신은 할 말 없다”며 쏘아 붙였다.

결국 김 회장이 “애매하니 체육회 유권해석을 받은 것 아니냐, 대의원총회로 넘겼으면 하는데 다른 이견이 없으면 총회에 위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며 결론이 났다.

김태환 회장이 이사회장을 나서며 이사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은 대의원총회로 넘어갔다.

대의원총회서는 우선 같은 겸직금지 문제를 안고 있는 권성동 부회장을 제외하고 김우규, 김철오, 윤웅석, 이주호 부회장 중 한 사람이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KTA 정관 18조 2항은 “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고, 회장이 궐위되거나, 또는 사고로 인하여 직무수행이 곤란한 경우에는 회장이 부회장 선임 시 정한 순서에 따라 회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15조 4항 1호는 “잔여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 제18조 2항의 순서에 따라 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하거나, 60일 이내 총회를 개최하여 회장을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의원총회서 직무대행 선출이 우선 유력하지만 통합협회 진행과 맞물려 60일 이내 총회 개최를 통해 회장을 선출, 이어 임시통합협회 회장 선출 내지는 추대, 그리고 9월 경 공식 통합협회 회장의 수순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29일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누가 직무대행을 할 것인지, 그리고 통합체육회 진행과정 및 이후 KTA 헤게모니를 두고 복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정작 심의안건인 0. 정관개정의 건, 0. 각종 규정 개정의 건, 0. 2015년도 사업결과 및 수지결산의 건, 0. 2016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의 건, 해외지부 가입의 건(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 0. 2016년도 정기대의원총회 상정 안건 채택의 건은 별다른 논의 없이 대충 처리되었다.

KTA 2015년도 일반회계 수지결산은 약 94억 원에서 학교체육, 시범공연비 국고 보조비 증가 등으로 약 104억으로 늘었고, 2016년도 수입 예산(안)은 약 91억, 그리고 지출(안) 역시 약 91억으로 통과되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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