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12월호에서 “아들을 위해 태권도협회 고위간부(임춘길 전무)에게 1억 원어치 이상의 현금과 향응 등을 제공했다”고 밝힌 김모씨의 양심선언(?)에 대한태권도협회(KTA)가 냉철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모씨의 주장에 KTA와 임 전무의 기본 입장은 “터무니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기사 파문의 당사자인 임 전무는 지난 23일 “내가 정말로 그 사람의 주장대로 1억 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고 ‘판정 오더’를 내렸다면, 나를 고소하는 게 옳지 왜 언론에 흘리느냐”며 “경기장에서 브로커 짓을 해서 못하게 했더니 앙심을 품고 나를 음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KTA 측은「월간조선」 김모 기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진정인 김모씨는 사기 전과가 있으며, 현재에도 수 건의 사기 관련 고소 사건으로 수배자의 처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신이 심판 판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거나 대학입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향응 또는 금품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본지>의 탐문 취재 결과, 한 학부모는 김모씨로부터 1,500백만 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학부모는 “아들을 좋은 대학이 보내준다는 그 사람의 말만 믿고 3번에 500만 원, 총 1,500만 원을 건넸다”며 “나 말고도 그 사람에게 사기를 당한 학부모가 더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양진방 KTA 기획이사는 김모씨의 주장이 「월간조선」을 통해 세상에 공개되자 곧바로 김정길 KTA 회장을 찾아가 기사가 나오게 된 전후 배경을 설명했다. 양 이사는 “회장님도 이 문제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KTA 측은 “김정길 회장과 임 전무 체제가 들어서면서 판정 시비가 더 심화됐다”는 김모씨의 주장에 대해선 김모씨가 특정인과 결탁해 KTA 집행부와 임 전무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KTA 측으로부터 ‘특정인’으로 거론된 제도권의 한 인사는 지난 23일 “나는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모씨는 앞으로 모 방송사가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최근 사업부도로 기소중지가 된 상태에서 경찰에 연행돼 현재 부평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실정이다.
최근 그를 만난 KTA 기술전문위원회의 한 부의장은 “김모씨가 나에게 심경을 다 밝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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