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가 “과연 격투기 종목이 인도주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합리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대답은 예스이다. 인간이 스스로 쳐 놓은 인종, 언어, 성별, 문화 등의 모든 장벽을 태권도는 무너뜨릴 수 있다. 2016년 태권도 박애재단이 본격적인 운영모드에 들어간다”며 태권도 박애재단 설립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조정원 총재.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서 국제스포츠협력센터(ISC)와 WTF가 공동주최하는 컨퍼런스가 ‘스포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전 지구적 난민 문제에 대한 스포츠의 역할을 모색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난민 관련 긴급구호기금 출연,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공개 등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와 개발’에 대한 대화의 장을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300여 명의 스포츠, 개발협력 분야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조정원 총재는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평화는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로서 어떻게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아젠다 2020을 발표하면서 각 스포츠 단체에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WTF는 이제 그것을 하려 한다. WTF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태권도 박애재단을 출범시킬 것이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 매 순간, 그 어느 때라도, 누군가는 태권도를 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스포츠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는 일단 한 번 주면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선물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든 수련이 가능하다. 또한 태권도를 통해 태권도 뿐 만 아니라 올림픽 정신의 중요성, 세계시민으로 살아가는 법 등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상당히 많은 성금과 기부금이 마련되었다. 요르단 시리아 난민촌 답사도 마쳤다. 빠르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과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 태권도 사범과 의료봉사단원을 파견하여 3개월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총재의 기조연설에 이어 이날 컨퍼런스에는 총 4명의 발표자가 나섰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인 디르크 헤베커(Dirk Hebecker)는 세계 각지의 난민 캠프에서 직접 경험한 스포츠의 힘에 대해 소개하며, 스포츠가 난민들에게 일시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동기 부여와 존엄성 회복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프리카에 올림픽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된 올림파프리카(Olympafrica)의 CEO이자, IOC의 스포츠를 통한 공공 및 사회개발 위원회 (Public Affairs and Social Development through Sport Commission)위원인 티에르노 디악(Thierno Alassane Diack)은 아프리카 34개국에서 38개의 Olympafrica Center가 지역민들의 참여를 통해 자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리며, 스포츠가 지역과 주민들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김태균 교수와 경상대학교 하재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있는 개발 문제에 스포츠가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컨퍼런스 참가자들의 기념 촬영 장면.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시리아의 사미 무달랄(Samih Moudalla) IOC위원은 갑작스러운 수술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고, 그의 아랍어 통역을 맡은 이산 모하메드 압달라(Ihsan Mohammed Abdalla, 서울대학교 글로벌 스포츠 행정가 양성 석사과정, 팔레스타인)가 그의 축사를 대독하였다.

한편, ISC는 대한민국의 국제스포츠 지식 및 네트워크를 선도하는 전문 기관으로 국제스포츠 동향 및 지식을 전파하고, 컨퍼런스 개최, 경기단체 컨설팅, 국제심판 및 국가대표 선수단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그리고 IOC의 후원으로 치러졌으며, ISC 컨퍼런스는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5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IOC의 공식 후원을 받은 국내 유일의 컨퍼런스로 국제스포츠협력센터(ISC)에 의해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WTF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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