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리가 2011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3kg급 결승전서 프랑스의 글래디스 에팡에게 우세로 내주었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4년 만에 결국 자신의 골드로 바꿨다.

4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 색깔을 바꾼 오혜리(오른쪽)이 결승전 경기 장면.

이체급 세계랭킹 68위 오혜리는 세계랭킹 1위를 8강, 4위를 준결승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 2010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국의 장신 쳉슈인을 상대로 1점차 리드와 동점을 반복하며 최종스코어 5대 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오혜리는 경기 직후 ‘KOREA' 입장 팻말을 흔드는 세리모니와 함께 마음껏 우승의 기쁨을 전했다.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서 열리고 있는 2015 세계선수권대회 6일째, 하민아와 임금별에 이어 한국선수단 여자부 3번째 금메달이 28살 오혜리의 발끝에서 터져나왔다. 오혜리의 금메달로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우승을 거의 확정지었다.

전날 치른 오혜리의 8강 상대는 세르비아 사상 처음 올림픽에 출전, 런던올림픽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 세계랭킹 1위 밀리카 만디치.

국제무대 경험상 오혜리가 열세로 평가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오혜리가 오히려 펄펄 날며  팔각코트를 지배했다.

오혜리는 1회전 초반부터 자신의 주무기인 왼발을 들고 밀리카의 공격에 맞받아치며 선취점을 획득, 밀리카에게 왼쪽 몸통을 내주며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내 왼발로 1점을 추가하며 3대 1로 유리하게 초반 플레이를 가다듬었다.

승부의 추는 3회전 초반 오혜리의 머리공격이 밀리카의 얼굴에 적중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오혜리는 밀리카에게 왼쪽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득점을 내어주었지만 이내 빠른 왼발을 이용해 연속으로 몸통득점을 뽑아냈고, 다시 머리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가득점을 획득해 13대 4로 대승을 거뒀다.

오혜리가 우승 직후 피켓을 들고 세컨드 장정은 코치(오른쪽)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장면.

하루를 쉬고 컨디션을 가다듬은 오혜리의 준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4위 미국의 잭키 갤로웨이.

오혜리는 잭키를 상대로 3회전까지 0대 0으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3회전 경고 감점으로 1점을 먼저 내주었으나 왼발로 몸통을 빼앗으며 1대 1, 여기에 장기인 왼발 머리 내려차기로 4대 1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잭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오혜리는 잭키의 오른발 머리 연타에 점수를 내주며 4대 4 동점에 맞닥뜨렸다.

이때 오혜리의 변칙 몸통 공격이 빛을 발휘했지만 다시 경고감점으로 5대 5, 경기 종료 직전 단타로 서로의 몸통을 교환한 왼발 중 오혜리 쪽 전광판에 점수가 표출되며 결승에 진출했다.

오혜리의 결승상대는 중국의 쳉슈인. 2010년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2014년 쑤저우 월드태권도그랑프리시리즈 1위로 준결승전서 세계랭킹 2위 크로아티아의 이바 라도스를 머리 공격 두 방으로 제압하며 8대 1로 결승에 올랐다.

1회전 경고 누적으로 먼저 1점을 내주었지만 동시에 몸통을 때려내며 1대 1, 다시 왼발 발등 바깥을 사용한 변칙공격으로 1점차 앞섰지만 다시 쳉슈인에게 동점을 허락했다.

3대 3 동점으로 2회전서 오혜리는 왼발 몸통 공격을 성공하며 다시 1점차 리드, 3회전 종료 24초를 남기로 쳉슈인에게 몸통 점수를 내주며 다시 동점 상황이 되었지만 기다렸다는 듯 왼발 몸통 공격을 다시 옆구리에 꽂아 넣으며 최종스코어 5대 4로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오혜리는 우승 직후 “중국 선수가 결승에 올라올 것 같아 체력을 회복하며 거리 조절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발 뒤꿈치 센서를 염두에 두고 태릉선수촌에서부터 준비한 것이 체력 안배까지 좋은 영향을 미쳤다. 피켓 세리모니는 이곳에서 응원해 준 많은 분들을 생각하며 감사의 의미로 했다. 리우올림픽을 향해 아직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경선 언니와 선의의 라이벌전을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강원체고, 한국체대, 서울시청을 거쳐 현 춘천시청 소속의 오혜리는 2009년 베오그라드 유니버시아드대회 2위, 2011 경주세계선수권 2위, 2014 월드컵단체대항전 1위, 그리고, 4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 색깔을 교체하며 랭킹포인트 120점을 확보해 올림픽 체급인 여자 -67kg급 17위서 6위권 이내 진입을 단숨에 확보했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남자 -87kg급서는 세계랭킹 3위 아베르바이잔의 라딕 이사에브가 랭킹 1위 우즈베키스탄의 하수르 바이구지예브를 결승전서 5대 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남자 +87kg급서는 이 체급 랭킹 10위 우즈베키스탄의 드미트리 쇼킨이 혜성처럼 등장한 랭킹 63위 코드 디 브아르에 고전하며 11대 10 신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첼랴빈스크=양택진 기자>

첼랴빈스크=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첼랴빈스크=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