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2월, 대한태권도협회(KTA) 김세혁 전 전무이사의 우수선수선발대회 승부조작 의혹을 폭로한 후 물러났던 권영호 전 경기위원장이 2015년 기술전문위원회 경기분과 위원장으로 복귀한다.

기전위의 꽃으로 불리는 심판위원장에는 지난해 심판분과 강석한 부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올라섰다.

김태환 회장(왼쪽 네번째)이 기술전문위원회 명단 결재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의 결재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이날 전무이사에 선임된 성재준 전무와 기전위 의장에 내락된 윤웅석 의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미리 준비해 온 기전위 명단을 김 회장에게 제출하며 결재를 기다렸다.

이 과정서 권영호 경기위원장 명단을 확인한 김 회장은 성 전무와 윤 의장을 향해 김세혁 전 전무 사건과 관련해 권 위원장에 대해 물어봤고, 윤 의장은 “지금 경기부를 맡길 사람이 없습니다. 권영호 위원장이 적임자입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결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곁에서 대기하고 있던 추대동 보좌관이 “권영호 위원장은 지금 결재해서는 안됩니다. 그 사람은 김세혁 전무 일로 회장님께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인제 지금 결재하지 마시고, 전무이사와 의장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 확인하시고 사인하십시오”라며 만류했다.

이에 김 회장이 곤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더니 사인을 망설이자 성 전무와 윤 의장이 재차 “회장님이 사인을 해주시면 저희가 책임을 지겠습니다”라며 다시 결재를 요청했고, 추 보좌관이 이후 스케줄을 언급하며 “지금 가셔야하니 결재는 추후에 다시 확인해보시고 하시지요”라며 다시 만류를 거듭했다.

이 과정서 김세혁 전 전무이사와 당시 박흥신 전 의장, 권영호 전 위원장, 전정광 전 심판위원장, 최유림 전 품새 질서대책위원장의 소송 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질문이 오가던 중 김 회장이 “주동은 박흥신이기는 한데...”라며 망설이다 결심을 굳히고 사인했다.

윤 의장은 회장이 떠난 후 “사전에 회장님께 이미 다 보고된 내용인데 보좌관이 막아섰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추 보좌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장님께 보고했다는 말은 들었는데 명단을 보니 권 위원장이 있어 천천히 결재할 것을 권한 것이다. 회장님 역시 나에게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라며 반문하지 않았나. 사전에 보고를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꼼꼼하게 보고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숙고하실 것을 권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권 위원장을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된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영호 경기위원장은 자신의 임명과 관련해 “10년 간 경기분과 부위원장을 하다 경기위원장으로 1년 활동했다. 부질없는 의협심에 경기위원장에서 물러났지만 그동안 사심없이 경기부서 열심히 일했다. 김세혁 전무이사로부터의 명예훼손 고소 역시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다. 열심히 해보겠다. 경기부는 각자 맡은 역할이 있어 부위원장과 위원장 간 조화 못지않게 견제도 필요한 곳이다. 열심히 하겠다”며 복귀 심경을 밝혔다.

심판분과에는 강석한 부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승진 임명되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990년부터 KTA 상임심판으로 활동했으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국제심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003년 이후 심판분과 부위원장을 비롯해 경기분과, 질서대책분과, 기록분과 등 4개 분과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2012년 부의장으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심판위원장 자리를 두고 김현수 위원장과 경합한 바 있다.

겨루기 기록분과에는 오세영 부위원장이 다시 위원장으로 복귀했으며, 질서대책분과에는 성 전무의 남자로 일찌감치 물망에 오른 윤덕영씨가 올랐다.

품새 심판분과는 안재윤 위원장, 경기분과는 장명수 위원장, 질서대책분과는 진장환 위원장이 유임되었으며, 기록분과에는 김귀전 서울 동작구협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겨루기 부의장에는 심명구, 임정호 부의장이 유임, 김현수 심판위원장이 부의장으로, 윤웅석 의장의 추천으로 김영철 전 부의장이 복귀했다. 지난해 영상판독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현장에서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던 경기인 출신 백성조 위원이 겨루기 부의장으로 허를 찌르며 이름을 올려 안팎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품새 부의장에는 이종관 전 부의장이 유임되었으며, 장정희 전 부의장이 다시 복귀했다.

2015년도 기술전문위원회는 오는 22일 KTA 경기규칙강습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