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 팀 코칭스태프 선임을 앞두고 태권도계가 안팎으로 혼란스럽다.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이 직접 코치 이름을 운운하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태권도 유력인사들에게 친분을 이용해 부정한 청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국가대표 코치직 유임을 위해 회장에게 부탁하고, 힘 있는 제도권 인사와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마치 감독직에 선임되기나 한 것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도 있다는 소문이다.

국가대표 팀 지도자는 이렇듯 정치적인 힘을 빌려 선발되어서는 안 된다. 선발된 대표선수 개개인의 면면을 세세히 파악하고, 국제적인 감각과 세컨드로서의 자질을 함께 갖춘 지도자를 엄격히 선발해 대임을 맡겨야 한다.

규정상으로도 국가대표 팀 코칭스태프는 회장이나 일부 힘 있는 인사들이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엄연히 공모를 통해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선발하게끔 되어 있다.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기술전문위원회에서 따로 떼어 회장 직속 기구로 독립시킨 이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동안 대표 팀 코칭스태프 선발은 집행부의 몇몇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것처럼 알려져 왔다.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될 때마다 드러난 현상이다.

이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막고 국제무대에서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구성된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집행부가 협조해야 한다. 누구누구의 오더가 아니라 엄격하고도 객관적인 평가로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선발이 이루어지도록 집행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도자들 역시 능력이나 자질도 없으면서 국가대표 팀을 맡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친분을 이용해 로비를 벌인다면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은 커녕 한국 태권도의 앞날을 망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대표 지도자의 경우 연봉이 7천만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포상금은 별도로 책정하고 있다. 돈에 눈이 멀어 자격도 없는 사람이 대표 팀 코칭스태프 선발 과정에 흙탕물을 일으키고, 또 개인적 친분이나 로비의 검은 돈에 현혹되어 그런 사람들을 선발한다면 한국 태권도의 미래는 없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 태권도는 우선 오는 5월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랭킹 포인트 120점짜리 대회로 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를 위해 금메달 획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량 있는 국가대표 팀 코칭스태프의 선발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최근 태권도의 경쟁력은 ‘선 체력, 후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전자호구가 도입되면서 그만큼 체력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거기다 ‘멘탈’의 중요성도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영국을 예를 들면 전술을 담당하는 코치와 체력을 담당 코치가 구분되어 있다. 또한 멘탈 트레이닝 코치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선수의 정신적, 심리적 안정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번에 국가대표 후보선수 전임지도자로 박정우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선임되었다. 그의 선임은 아주 잘 된 것이라는 객관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서울체고에서 오랜 세월 고등학생들을 지도했고, 또한 지난 2년 간 대표  팀에서도 선수들을 성공적으로 지도했다는 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우 감독이 차기 대표 팀 코치로 유임이 가장 확실했지만 본인 스스로 후보선수 전임지도자를 택한 것에 대해 태권도계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세계대회나 올림픽에서 종주국다운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해서는 국가대표 팀 코칭스태프가 회장에게 줄이나 대고 유력 인사에게 청탁이나 해서 얻어지는 자리가 아님을 모두가 깊이 인식해야 한다.

국가대표선수 지도와 관리 능력을 갖춘 지도자, 국제 감각과 세컨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가 꼭 필요한 때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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