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파이널 첫날부터 발생한 대도 전자헤드기어와 전자호구 불안정 현상이 결국 세계태권도연맹(WTF) 국제대회 운영 사상 최악에 버금갈만한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전자호구 공인 두 업체인 대도와 아디다스-KP&P를 막론하고 대회에 투입되는 전자장비 및 운영과 관련된 근본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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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심판들이 모여 일반호구 사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
대도 전자호구 및 헤드기어 시스템이 무선 송수신을 포함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작동이 되지 않아 경기가 지연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생방송으로 이 대회를 편성한 여러 방송 스케줄도 줄줄이 취소되었다.
WTF 기술위원회 양진방 위원장을 비롯해 경기부는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고, 대도 박천욱 대표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전자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심판부 샤킬 위원장은 심판들을 소집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일반 호구 시스템으로 경기를 진행할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경기 지연 50여 분이 다 되어 몸통은 전자호구로, 머리는 일반 헤드기어로 사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55분 만에 경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몸통 전자호구 센서가 작동이 되지 않아 다시 경기는 지연되었고 11시 15분 경 코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과 심판들이 전원 퇴장했다.
결국 12시가 넘어서 일반호구로 경기를 재개키로 했으나 이 과정에서 몸통 전자호구 사용에 대해 이란과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했다.
이란과 러시아의 경우 일반호구로 경기를 할 경우 전자호구에 비해 불리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최지인 멕시코와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전자호구 사용 시 불리할 것이라는 이유보다는 멕시코와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중요한 이유였다.
양 위원장 등이 선수대기실에서 급하게 대표자회의를 열어 상황을 설명하고 전자호구로 대회를 치를 것을 통보했고, 몇몇 국가는 준결승 진출 팀 모두에게 랭킹포인트 20점을 부여할 것을 WTF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2기 30분이 넘어서야 경기는 일반호구와 일반헤드기어로 재개되었고, 이마저도 부심기 무선 송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다 멕시코 협회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심기를 코트에 투입했다.
완전 수동 방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는 그동안 전자호구에 익숙해져있던 심판들의 실수가 속출했고, 상황이 진정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1시에 끝나기로 했던 경기는 5시가 다 되어서야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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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호구로 대회를 치르기로 했지만 여전히 부심기 송수신이 해결되지 않아 대회가 지연되고 있는 장면. | ||
대도 박천욱 대표는 “헤드기어 문제와 관련해서는 업그레이드 한 버전이 너무 예민한데 그것을 조정하고 실제 사용하는 데서 실패했다. 여기에 오전 경기 전 아무 문제없던 통신이 경기 시작 10여 분을 앞두고 완전 먹통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경기가 끝난 후 지금은 또 잘되고 있다. 앞으로 전자헤드기어 문제는 스페인 일반 대회서 많이 사용해 보고 문제를 찾아서 적정한 안정성을 찾을 때까지 써보려 한다”고 해명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랑프리파이널 첫 날부터 벌어진 전자헤드기어 ‘헛득점’ 오류가 이어진 대회인 월드컵단체대항전 마지막 날 전자장비 먹통이라는 대형사고로 터지고 말았다.
원인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 그러나 원인에 따른 책임소재와 함께 더욱 중요한 것은 유사한 상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공인업체와 WTF 간 철저한 사전점검과 대책 및 안정성 기준 마련에 있다.
<멕시코 깨레따로=양택진 기자>
멕시코 깨레따로=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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