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한 달 동안 아시안게임과 그랑프리 대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국체전에서 고향 강원도에 첫날 금메달을 안긴 김태훈(동아대 2년)에 대해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훈은 지난 10월 2일 인천아시안게임에 –54kg급 한국대표로 출전해 월등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뒤이어 3주 후인 25일에는 맨체스터 그랑프리 시리즈3 –58kg급에 출전했다. 그러나 준비소홀과 컨디션 난조로 난적 중국의 자오 슈아이에게 11대 6으로 8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태훈은 “자오는 지난 소주 그랑프리 시리즈1에서 같은 스코어로 이긴 적이 있어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치른 후라 준비도 덜 됐고 정신도 없었다. 무엇보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였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전국체전 남대부 -54kg급 결승전에서 김태훈(왼쪽)이 부산대표 신준호의 몸통을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훈은 그랑프리 결과는 잊고 며칠 후에 있을 전국체전을 위해 시합이 끝나자마자 감량에 들어갔다. 평상시 58kg를 유지하고 있어 –54kg급 출전을 위해선 4kg 이상을 빼야하기에 타국에서 음식량을 줄이며 물로 허기를 채워야했다.

10월 28일 그랑프리 대회 일정을 마치고 12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에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제주도로 이동했다. 이어 다음날 경기를 위해 저녁까지 부족한 1.5kg를 감량해 개체를 통과했다. 누가 봐도 턱없이 무리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김태훈은 여기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피로와 시차는 김태훈의 전국체전 금메달 의지를 꺾지 못했다.

평소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몸을 이끌고 경기에 임했다. 다리에 힘도 없어 공격은 제대로 마음먹은 데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신을 믿고 있는 고향 강원도 팀에 금메달을 따주겠다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탁월한 기량과 투지를 앞세워 어렵게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결승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부산대표로 출전한 동아대 동기 신준호는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2회전 까지 0대 0으로 우위를 가리지 못했지만 3회전 시작하면서 몸통공격이 주효해 어렵게 3대 1로 승리를 이끌어 냈다.

고향 강원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최악의 컨디션을 정신력으로 극복한 한국 태권도 경량급 간판스타 김태훈. 김태훈이 이번 제주도 전국체전에서 보여준 투지와 의지는 주위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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