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경상북도 영천시 영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제87회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장. 태권도 가족들끼리 온갖 욕설이 난무하고 그것도 부족해 서로 멱살을 잡고 밀고 밀리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번 체전 역시 ‘체전의 말썽꾼’이란 오명을 씻지 못한 채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다.

지난 19일 판정에 대한 항의가 계속 이어지자 임춘길 전무(가운데)와 황춘성 의장(왼쪽), 박종명 심판위원장이 숙의하고 있다.

시도협회 관계자들의 행태는 과거와 비교해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특히 KTA 이사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시도협회 관계자들을 설득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은근히 부추기거나 앞장서 항의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2004년 KTA가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할 당시 이사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시도협회가 이사회 수를 늘리고 16개 각 시도협회와 산하연맹에게 당연직 이사 1명을 요구했다. 이에 KTA는 시도협회의 요구를 충족시켜줬다. 현재 KTA의 모든 사업과 행정은 이사회가 의결한 절차대로 집행하고 있다. 또 대의원들의 승인이 필요한 부분은 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결정된 사항을 사무국이 집행하고 있다.

즉 KTA가 진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는 독단과 독선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KTA 현 집행부가 KTA 현 집행부에게 똑바로 하라고 질타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무지의 소치’를 드러내는 일이다. KTA의 문제점은 곧 시도협회가 추천한 당연직 이사에게도 똑같은 책임이 따른다. 집행부를 구분하는 분별력이 모자라지도 않을 텐데 왜 누워서 침 뱉기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스스로 당연직 이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큰 틀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가 아닌 지역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이사직에서 용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16개 시도협회와 산하연맹에게 할당된 당연직 이사는 KTA의 사업방향에 대해 올바르게 설득하는 임무가 부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전국체전에서 시도협회 관계자들이 판정의 문제가 있어 거친 항의를 할 경우 이를 설득하지는 못할망정 앞장서는 것은 KTA 이사로서의 부적절한 처사인 듯하다.

김창완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창완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