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대표를 자처하는 김덕근씨가 태권도계 주요 인사들로부터 돈을 갈취했다며, 이와 관련된 태권도 주요인사 명단이 담겨있는 유인물이 국기원에서 발견돼 태권도계가 경악하고 있다.

최근 김 씨가 서울시태권도협회 관계자들과 서울시청 앞에서 각자 1인 시위를 하다 폭력사건이 벌어진 바가 있어 해당 유인물의 출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명단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된 인사들 중 일부는 과거 김 씨에게 금품 등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태권도계 안팎에 난 바 있다. 취재결과 명단에 거론된 인사들 중 상당수와 김 씨는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명단 중 일부는 신뢰성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증언들도 있어 향후 커다란 파장이 일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시민단체 대표를 자처하며 일관성 없는 행동이 지적되어 온 김 씨의 행적에 비추어 명단에 거론된 인사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실제로 돈을 건넸다면 이를 발본색원해 양측 모두 다시는 태권도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김덕근씨에게 금품이 전해졌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이 누군가에 의해 국기원에 유포되었다.

유인물에는 총 23명의 태권도 주요인사들 명단이 적혀있고, 금액과 함께 돈을 건네 이유가 함께 적혀 있었다.

가장 많은 금액으로는 1,100만원부터 80만원까지로 해당 당사자들은 대부분 이를 부정하고 있다.

김 씨는 이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 김세혁 전무가 후원할 방법을 물어보며 차비 명목으로 200만원 준적은 있다. 300만원이 아니다. 무슨 대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장용갑씨가 준 돈에 대해서는 장용갑씨에게 물어봐라. 당시 그쪽에서 후원회를 결성해 도와준다기에 받은 적은 있지만 액수는 다르다. 그러나 다른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뺌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1년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후원회장으로 유인물에 가장 많은 액수를 건넨 것으로 나온 전 서울시장애인태권도연합회 장용갑 회장은 “1,100만원을 건넨 것이 맞다. 통장에 다 나와 있다. 다만 나는 내 자비를 포함해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에 준 것이고, 이를 김덕근씨가 개인 착복한 것이다. 내가 말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라고 밝혔다.
 
역시 가장 많은 액수가 적혀있는 국기원 김현성 이사는 “김덕근씨가 벌금 등으로 딱해 보여 지난해 80만 원 정도 나눠서 준적은 있지만 1,100만원이라는 액수는 말도 안 된다. 김덕근씨가 내 직원도 아닌데 내가 왜 그 사람에게 돈을 주나, 안 그래도 서울시협회 임윤택 회장에게 나한테 왜 이러느냐고 물어보았다”고 밝혀, 이번 괴문서의 진원지를 서울시협회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유인물 유포와 관련해 명단에 오른 관련자 상당수가 ‘나는 주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주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있다’고 밝히고 있어 오히려 명단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유인물의 유포자와 명단 및 액수의 사실관계 진위여부와 함께 그동안 시민단체 대표를 자처하며 태권도계에서 일관성 없는 행동으로 비판받아 온 김 씨, 그리고 여기에 연루되었다고 명단에 오른 태권도 주요인사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국기원 이사 선임, 국기원 이사장 선임,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 서울시태권도협회 조직사유화 논란 등 매 시기마다 김 씨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주장을 달리했고, 이 과정에서 태권도 주요인사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김 씨를 이용하고 있다는 정황과 의혹이 심심치않게 제기된 바 있어 더욱 그렇다.

최근 서울시협회 관리단체 지정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김 씨와 서울시협회의 경우 지난해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 당시에는 김태환 현 회장을 반대하는 수차례의 시위를 김 씨가 주도하고, 당시 현장에서 서울시협회 관계자들이 대거 동원된 정황이 발견된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 주도로 서울시태권도협회 조직사유화 등의 이유로 관리단체 위기에 처하면서 김 씨가 입장을 바꿔 다시 서울시협회를 공격하는 모양새를 취하자 양 측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일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모 시도협회 전무이사는 “명단에 나온 것이 대부분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태권도계가 정화되어야 한다.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유인물이 익명이라는 점에서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반면 태권도계에서는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포함된 명단 중 사실이 아닌 경우 해당 인사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 파악이 요구되는 한편,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 김 씨는 물론이고 관련된 태권도 주요인사들 역시 태권도계를 떠나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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