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태권도장은 대부분 수련생들의 편의를 위해 차량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도자들은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도 관원 모집과 유지에 지장이 없다”며 차량 운행을 미덥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차량 운행이 사라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도장 홍보를 위해 차량에 붙인 각종 홍보 문구와 그림, 사진, 색상 등이 너무 난잡해 오히려 도장 이미지를 훼손하고 더 나아가 태권도의 사회적 위상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것입니다.

차량의 전체를 원색으로 도배하고 관장인 자신의 모습을 크게 새긴 차량을 보고 있노라면, 손님을 호객하기 위한 나이트클럽 차량과 비슷해 천박하고 치졸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또 명함에나 있을 법한 관장과 사범의 각종 이력들, 이를테면 △△대 동문 도장, ◇◇ 시범단 출신, ○○학위 취득 등을 차량에 크게 새겨 놓은 것을 보면, 쓴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특히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사실을 부풀려 ‘대한민국 최고 도장’ ‘최우수 도장’ 이라는 문구는 기가 찰 노릇입니다.

과연 이렇게 치장한 차량이 도장 홍보에 얼마나 기여해 관원을 모집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도장명과 전화번호, 그리고 도장의 장점을 간략히 새겨놓아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마 현명한 학부모들은 차량에 도배하다시피 한 유치 찬란한 문구를 보고 자녀들을 그 도장에 입관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경영 측면에서 도장 홍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홍보에도 원칙이 있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습니다. ‘튀어야 산다’는 말도 있지만, 현란하고 천박하게 차량을 꾸미는 것은 결코 ‘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치졸한 것입니다. ‘무기교(無技巧)의 기교(技巧)’란 말이 있듯이 간결하면서도 눈에 잘 띄는 문구를 차량에 새겨보는 것이 어떨까요.

김은경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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