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아버지와 딸이 함께 출전해 동반우승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한 번도 하기 어려운 동반우승 2연패를 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스페인 김정철 사범과 그의 딸 라우라 김.

주인공은 스페인의 김정철(61세) 사범과 그의 딸 라우라 김 이다. 김정철 부녀는 지난해  콜롬비아 대회에 이어 +59세 급과 여자 -39세 급에 출전해 한국 선수들을 연속으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7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건너간 김 사범은 사범생활을 하다가 1985년 지금의 거주지 알리깐떼로 이전하며 도장을 새롭게 차렸다. 경기도 수원 청도관 출신인 김 사범은  평소 품새에 관심이 많은 탓에 1회 대회 때부터 딸과 함께 대회를 빠지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김 사범은 1회와 2회 대회 때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3회 대회부터는 코치로 계속 출전하다 지난 2012년부터 코치 겸 선수로 다시 출전해, 한국의 이규현 사범과 이병채 사범을 차례로 물리치고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6년 도장경영의 어려움과 뜻한바가 있어 체육관을 접고 개인 사업을 하고 있지만 품새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김 사범은 “작년 대회에서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다보이지 못하고 우승한 것이 창피해 올해는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10kg를 감량하며 철저히 준비한 것이 결과가 좋았다. 비록 내년에는 출전을 장담할 수 없지만 라우라가 출전하여 3연패, 4연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 31세인 라우라 킴은 어릴 적 아버지가 운영하는 도장을 놀이터 삼고 자라서 품새에 친숙해져있었다. 현재 스페인태권도협회에서 근무하는 그녀는 첫 대회 때부터 해마다 출전했지만 우승은 매번 한국선수에게 내어주며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유럽품새대회에서 4연패를 할 정도로 최고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라우라는 ‘2010년 스페인 대학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대표 강수지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앞서 ‘2009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개인전에 이어 페어부문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 스페인을 종합성적 40위에서 15위로 끌어올리는데 중추적 역할까지 하며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체육훈장까지 수여받았다.

스페인서 태어나 자란 라우라의 한국 이름은 김소연 이다. 김정철 사범은 자녀들의 취업문제로 고민을 하다 2001년 뒤늦은 귀화를 선택한 어려운 사연을 떨어놓으며 “라우라가 시합 당일 생리현상 때문에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며 “져도 괜찮다. 잃을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으니 최선을 다하라.” 고 다독였다 설명한다.

김 사범은 이런 저런 힘들었던 생각에 라우라가 금메달을 확정짓자 너무 기쁜나머지 경기장 뒤편에서 눈물을 흘리며 안 좋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딸 라우라를 자랑스러워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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