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강수지(한국체대)가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며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대회 4연패를 차지한 강수지(왼쪽)와 7회 우승의 진기록을 작성한  서영애

이번 대회는 누가 뭐래도 강수지를 위해 준비한 무대였다. 강수지는 대회 마지막 날인 11월 3일 여자 -29세 급 결선 마지막 선수로 출전했다. 은퇴를 결심했고 마지막이란 부담감 때문에 긴장할 만도 하지만 강수지는 당당했다. 오히려 그 분위기를 즐기기라도 하듯 결의에 차있는 모습이 이었다.

첫 번째 시연인 태백 품새를 무난히 소화하며 2위를 차지한 중국선수보다 한참 높은 8.20이란 점수를 받아냈고, 2번째 고려 품새 역시 타 선수들에 비해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8.16을 차지, 종합 8.18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특히 시합 중간 중간 멋진 발차기를 선보일 때마다 관중들은 일제히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처음 있는 기이한 풍경이었다.

강수지는 큰 점수 차로 대회 4연패가 확정지어지자 옆차기를 일자로 했다가 뒤로 젖히는 고난도의 기술로 우승 세리모니를 연출하며 또다시 관중들에부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회 MVP와 함께 태권도의 여제, 태권도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대회장에서 인기가 높은 강수지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강수지는 내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가 언어연수를 시작으로 석, 박사를 준비해 한국체대 정국현 교수를 능가하는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강수지의 옆 코트에서는 대회 7회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서영애(전주비전대학)가 시합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긴장함이 역력했지만 역시 6회 우승에 빗나는 노련미와 실력을 과시하며 경쟁자인 독일선수를 큰 점수 차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은 개인전 12종목에 참가해 금 7, 은 4개로 금 3개의 베트남과 필리핀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8회 연속 종합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내년 ‘제9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는 멕시코에서 열린다.

<인도네시아 발리=심대석 기자>

*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종합 성적

 ▲종합우승  : 한국(금 7, 은 4 )
 ▲준우승  : 베트남(금 3, 은 3, 동 5)
 ▲3위  : 필리핀(금 3, 은 2, 동 1)

종합시상식이 끝나고 한국 팀 선수단이 한자리에서.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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