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변해야한다 - ② WTF 겨루기 경기규칙

김홍철 기자
승인 2006.10.23 11:43
호수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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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지난해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경기종목으로 결정됨으로써 올림픽무대 퇴출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냈다.

하지만 태권도가 간신히 올림픽 참가종목 지위를 지켜냈다는 설들이 무성하고,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라데의 위협도 만만치 않은 상태여서 아직도 안심할 때가 아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따라서 2016년 올림픽 참가종목이 결정되는 2009년 과테말라 IOC 총회까지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본지는 올해 WTF가 주최하는 국제대회가 끝난 시점에서 올림픽 참가종목 결정에 핵심사항으로 분류되는 심판, 경기규칙, 경기운영 등에 대해 점검하는 기획특집을 8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경기규칙 세심한 수정· 보완 필요

WTF가 인정하고 있는 겨루기 경기에 대한 모든 사항은 경기규칙에 근거해 실행에 옮겨진다.

겨루기 경기규칙은 1973년 5월 28일 처음 제정된 이래로 12차례 개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WTF 겨루기 경기규칙은 각종 국제경기에 적용하는 모법(母法)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태권도 발전, 개혁, 변화 등을 거론할 때마다 맨 처음으로 제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겨루기 경기규칙에 포함돼 있는 내용들은 하나같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루기 경기규칙에는 미흡한 점들이 눈에 띤다.

제3조 ‘경기장’에서 주심 위치를‘경기장 중심점으로부터 제3한계선으로 향해 후방으로 1.5m 떨어진 곳에 정한다’고 명기하고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경기장 그림’에는 경기장 중심점에서 5m 떨어진 곳으로 표시돼 있어 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이를 오기(誤記)라며 가볍게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태권도 경기의 법이 경기규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4조 ‘선수’에서 마우스피스 착용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지만 실상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의 마우스피스 사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마우스피스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높은 비용이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도입의 실효성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조항을 삽입한 것은 문제가 있다.

제6조‘경기의 종류와 방식’도 개인전, 단체전 방식이 명기돼 있지만 단체전 방식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5명제에 대한 남녀 체급과 4명제, 8명제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해설부분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10조 ‘경기진행’에 단체전 방식의 절차가 나와 있지만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단체대항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적용돼 관심을 모았던 선체급결정(양팀 대표가 주심이 던지는 동전의 앞뒤를 가려 처음 겨루는 체급을 결정하는 방법)은 없다.

또한 전자호구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데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기규칙은 미흡한 실정이어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자호구 사용 시에 적용하는 규칙들이 부분적으로 명기돼 있지만 미흡한 부분들이 많아 현재의 공인계약을 체결한 전자호구를 기준으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전자호구 공인계약에는 전자호구특별위원회의 승인이 이뤄지면 헤드기어부분도 몸통보호대와 함께 도입하기로 돼있지만 경기규칙에는‘얼굴 부위의 채점은 채점기 또는 채점표에 의해 부심이 채점한다’로 나와 있다.

또 전자호구 사용 시의 심판 참가 수, 역할 등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시정해야 할 사안들이다.

경기규칙의 항목과 내용들은 집행위원회와 총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관계로 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하며, 경기규칙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부분은 집행위원회와 총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서도 총재의 승인만 있으면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수정 ·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