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경북 영천에서 열리는 제87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임춘길 대한태권도협회 전무가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

임 전무는 지난 10일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는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난다. 특별한 각오로 영천에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특별한 각오'는 경기장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 전무직을 내걸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전국체전은 임 전무에게 매우 중요하다. 지난 5월 울산 소년체전에서 발생한 전남협회의 소요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판을 받은 임 전무가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원칙에 입각한 강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앞으로 전무직을 수행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임 전무도 할 말은 있다. "전남 문제로 욕도 먹고 인심도 잃었지만, 경기가 모두 끝난 후 경미하게 폭행이 이뤄졌고, 그후 회장이 공식으로 사과한데다 전체이사회에서 징계 문제를 다루기에는 제도적인 난맥상이 있어, 경고를 줄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임 전무의 해명이다.

그러나 평소 "경기장에서 '깽판'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임 전무로서는 '전남 사태'가 큰 짐이 됐다.

이런 실상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임 전무는 경기 도중 심판을 폭행하거나 경기장을 무단으로 점거해 고의적으로 경기를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현장에서 중징계를 하고, 전체 이사회에서 현장 징계의 적법성을 최종 가결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장에서 징계를 해도 전체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가결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불합리하다. 따라서 실행이사회에서 상벌 문제를 다루는 것이 바람직한데, 대한체육회의 정관상 상벌은 전체이사회에서 다루도록 돼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경기장 질서만큼은 바로 잡아 놓고 전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게 내 소신인 만큼 경기장 문란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무는 오는 17일 전국체전이 열리는 영천으로 떠난다. 그가 말한 '특별한 각오'가 현실에선 어떻게 나타날 지 주목된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