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태권도는 1950～60년대 한국의 유학생들과 월남전 이후 많은 태권도 지도자들이 미국으로 이민와 보급하기 시작하였다. 모든 해외 사범님들에게 따르는 역경들은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갔고 오늘날의 태권도를 세계화 하는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미국에서의 한국 태권도는 중국의 쿵푸와 일본의 유도, 가라테보다 보급이 늦었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어느 타 무술 보다 대중적인 수련인구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쿵푸는 1848년 노동자들의 미국행 골드 러쉬(Gold Rush)가 이루어지면서 그들로부터 비공개적으로 유입되어 알려지게 되었고, 유도는 1902년 일본 유도사범 요쉬아키 야마시타(Yoshiaki Yamashita)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 되었으며, 다음해 그는 와싱턴 백악관에서 시범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가라테는 1946년 피닉스 아리조나에서 라버트 트리애스(Robert Trias)라는 백인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6년 후 1952년 극진 가라테 창시자인 최영의(Mas Oyama)씨의 미32개주 순회시범으로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에게 빠른 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의 태권도는 1956년 텍사스에서 이준구씨와 여러 지도자들에 의해 소개되었으나 초창기 미국사람들의 인식부족으로 당수도 혹은 코리안 가라테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 후 의식있는 많은 지도자들은 태권도를 특성화하는데 노력하였으며, 태권도가 올림픽경기로 소개되면서 일선지도자들이 본격적으로 태권도라는 용어를 대중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젊은 세대 지도자들은 태권도라는 용어를 무도의 고유명사화하여 사용하였다.

미국에서의 초창기 태권도는 동양의 신비주의와 무도정신이 내포된 호신(護身)의 무도(武道)로서 보급되었고 오늘날에는 인성교육과 건강, 스포츠, 그리고 여가활동의 영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특히 올림픽 경기를 통하여 무도 스포츠로서 발전하게 된 태권도는 미국 내에서 공식적인 스포츠단체로서 발전하고 인정받게 되면서 전문적인 조직체로서 체계를 갖추어 나가게 되었다. 미전역에 퍼져있는 선수들을 모아 우수선수들을 선발하고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미국태권도의 발전을 알리고 미국의 국위선양에 일조를 담당하였다.

안으로는 태권도를 통하여 미 주류사회 체육행정기관에 태권도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하였으며 차세대 젊은 스포츠인들에게는 꿈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금메달 지상주의로 변화되는 경기로서의 태권도가 전통적인 무도정신의 가치관을 상실케 하는 것을 염려하는 지도자들이 있었으며, 행정권의 헤게모니가 정치문제로 이슈화되면서 한국인 지도부의 행정력은 와해되고 그동안 한인 지도부 밑에서 활동하던 본국인들에게 행정권을 불명예스럽게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한인 지도자들은 자성(自省)을 촉구하는 분위기를 형성하였고,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 국가의 특성 속에서 소수 민족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리더쉽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깨우치게 되었다.

더불어 한국의 태권도를 널리 보급하고자 하였던 지도자들에게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명확해져 있음을 직시하게 되었고, 정체성과 사명감을 더욱 확인시켜주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미국은 50년 반세기의 태권도보급 역사를 맞이하면서 1세대의 태권도 보급과 전파의 시대를 거쳐 2세대의 활성화의 과정, 그리고 3세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화합과 결속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제 우리는 지난 과거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미국태권도 문화를 재창조하고, 새로운 비젼으로 미국 태권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21세기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이 시기는 풍요로운 삶과 새로운 가치관의 변화로 몸과 마음을 수양(修養 : Self-Cultivation)하는 태권도수련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도태되는 폐쇄주의에서 벗어나 해외 사범으로서의 본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미래의 태권도는 세계의 동호인들에게 유용한 수신(修身)의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미 태권도 보급 반세기를 맞이하는 올 10월 말 처음으로 태권도가 소개되었던 미국의 중부도시에서 모든 한인 태권도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신개념의 미국 태권도 문화 운동(新 跆拳道文化 運動 : The movement of new TaeKwonDo culture)과 협회 결성을 위한 모임을 개최한다고 한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보상적 의미가 아닌 대승적 차원의 개념과 거시적(巨視的) 시각에서의 이해가 필요한 모임이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인종을 초월한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많은 젊은 지도자들이 뜻을 함께하여 의미 있게 시작되는 회합이므로. 이번 모임을 통해 태권도의 발전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미국 내의 새로운 태권도문화 태동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용범 미국 브리지포트대학 교수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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