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는 지난달 28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25명 중 24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사단법인 대한민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이하 초등연맹)의 존립목적과 사업내용, 규모, 조직구성 등 모든 내용이 KTA 정관과 규정에 적시한 지부단체로서의 연맹체 성격이나 규모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참석 대의원 중 22명의 찬성으로 초등연맹을 탈퇴시켰다.

또 지난해 2월 KTA 이사회를 조직할 당시 초등연맹 몫으로 할당했던 당연직 이사에 대해서도 초등연맹을 탈퇴시킨 만큼 더 이상 KTA 이사회 구성요건에 적합하지 않다는 대의원들의 제안에 의해 안건으로 상정, 참석 대의원 21명의 찬성으로 해임했다.

앞으로 법적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상태에서 볼 때 초등연맹은 KTA 등록단체가 아닌 태권도 유사단체가 된 셈이다. 따라서 초등연맹이 계획했던 심사사업과 다음달 9일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벌어지는 초등연맹회장기대회 등 많은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다음달 벌어지는 초등연맹회장기대회는 이미 정읍시와 계약이 돼 있지만 초등연맹을 KTA 임시총회에서 강제 탈퇴시켰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정읍시가 계약파기를 요구할 수도 있다.

심사사업 또한 유사단체인 지위로서는 국기원에 심사권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공신력도 크게 떨어져 원군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초등연맹은 존립 자체의 위기의식을 갖고 향후 닥쳐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할 태세다.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루하게 이어질 법적 공방을 끈기있게 지켜봐줄 수 있는 태권도인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법적공방으로 인해 태권도의 치부가 국민들에게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태권도의 이미지는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태권도장의 수련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일선 도장 지도자들의 얼굴이 울상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심사비 추가징수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면 이번에는 태권도가 도덕적인 비판대상으로 도마에 오르게 되고, 결과는 태권도가 사회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자료를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태권도와 관련한 자료요청이 예전과 비교해 훨씬 많아지고 있다. 사회적인 시선이 태권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태권도 관련 유사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고, 태권도공원 건립을 위해 필요한 태권도특별법 국회 통과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사회적인 시선은 태권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는데 태권도는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 얼룩진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감시를 받고 있는 만큼 정당하게 평가받고 그 이상의 관심과 대가를 받아내면 된다. 물론 투명한 운영과 단합된 모습, 태권도 미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세워졌을 때 가능하다.

김창완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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