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기대회 영상판독 장면

상대선수의 턱 부분에 차동민의 뒤차기 공격이 유효한지 판단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부심도, 관중도, TV로 경기를 시청하던 이들도 의아해했다. 차동민의 뒤차기 공격이 머리득점에 성공했다고 보여지지 않는 상황. 그러나 방송으로 공개된 영상판독에서는 차동민의 뒤차기 공격이 상대의 턱에 꽂혀있었다. 박 코치의 예리한 눈과 탁월한 판단이 빚어낸 결과였고, 역전에 성공한 차동민은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앞으로 국내 대회에서도 세컨드들의 예리한 눈과 판단력이 필요해졌다. 올해 바뀐 경기규칙에 따라 동일한 행위에 대해 두 번의 영상판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KTA 기술전문위 윤웅석 의장은 지난달 19일 경기규칙강습회에서 “한 동작에 영상판독 신청을 다시 받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측에서 영상판독을 신청할 경우 동시에 영상판독을 신청해 양측의 주장을 한 번의 판독에서 결정한다. 동일한 행위에 대해 나중에 다시 판독을 신청할 경우 소청기회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선수의 머리공격이 성공했다고 판단한 세컨드가 영상판독을 신청했을 경우, 영상판독화면에서 인정이 되면 점수로 올라간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편 세컨드가 머리를 맞지 않았다고 영상판독을 다시 신청할 경우 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상판독 기회를 박탈한다. 한쪽에서는 상대에게 호구나 몸이 잡힌 상태에서 머리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상적인 머리공격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동시에 머리 공격을 시도했는데 득점여부에 대해 양 세컨드의 판단이 다를 경우 등도 이에 속한다.

제주평화기 대회 이틀째 남고부 경기 결승전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상대 세컨드의 영상판독 신청이 인정되자 이에 불복하고 영상판독 카드를 나중에 사용한 세컨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주심의 명령에 따라 영상판독 깃발을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경기규칙이 바뀐 후 첫 대회라 아직 세컨드들이 숙달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확하게 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세컨드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컨드, 이제는 매의 눈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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