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신문, 창간 1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태권도신문은 태권도 발전과 태권도 문화 진흥에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 한인 사범들은 장병들이 위문편지를 기다리는 심정처럼 태권도신문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봤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5시. 재단법인 태권도진흥재단에서 만난 이대순(李大淳) 이사장은 창간 11주년을 맞은 태권도신문을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태권도계를 대변하는 정론지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태권도계는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정부가 태권도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 시기에 태권도계가 단결해야 태권도 발전과 진흥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태권도진흥재단이 창립된 지 1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사장님께서는 태권도진흥재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줄곧 설명해 왔습니다. 특히 태권도공원의 주요 기능은 국기원이고, 진흥재단은 태권도공원 시설을 관리하고 국기원의 기능을 지원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하셨지만, 아직도 많은 태권도인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진흥재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 태권도진흥재단은 정부가 해야 할 태권도공원 사업을 대행해서 추진하는 민간 재단으로서, 태권도공원을 효율적으로 조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주요 기능입니다. 그리고 태권도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진흥재단이 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태권도진흥재단의 기능은 기존의 태권도 단체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태권도인들의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 그러나 태권도진흥재단의 기능이 국기원의 목적 사업과 겹치는 등 오해의 소지는 여전합니다.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국기원이 태권도공원 안으로 이전하면 국기원의 직제와 정관 등은 무용지물이 돼 국기원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흥재단은 지도자 연수와 태권도 연구 등 국기원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태권도공원의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국기원이 태권도공원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면, 진흥재단은 '하드웨어'라고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진흥재단이 지도자 연수와 태권도 연구를 직접 할 수가 없습니다. 국기원이 이런 사업을 하도록 지원할 뿐입니다.

그리고 국기원이 태권도공원으로 이전해도 직제와 정관 등은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국기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 최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태권도공원 조성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이라 태권도특별법)'안이 상정됐습니다. 그러나 국기원이 태권도특별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기원 측은 태권도특별법안 안에 태권도 진흥에 대한 법안과 태권도공원 조성에 대한 법안이 같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문제라며, 두 법안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태권도 진흥에 관한 법안에 명시되어 있는 진흥재단의 교육, 연수, 연구, 해외 지원 설립 기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국기원 측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 당초 문화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법의 일부를 개정해 태권도공원 사업을 촉진하려고 했으나 관련법이 너무 많아 태권도공원을 효율적으로 빨리 조성하기 위해서는 태권도특별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상정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태권도특별법에 진흥재단이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태권도특별법에 있는 태권도 진흥에 대한 법안과 태권도공원 조성 법안을 분리하자고 하는데, 두 법안을 분리하면 '태권도 진흥'이라는 큰 목적이 사라져 버립니다. 두 법안을 같이 묶어서 통과시켜야 효과가 있습니다.

태권도특별법안 안에 국기원의 기능이 명시되지 않은 것은 국기원이 자율성을 침해받지 않고 국내외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기원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법안에 명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법안에 국기원의 기능을 명시하면, 법의 제약을 받고 정부의 간섭을 받게 됩니다. 국기원의 정관과 직제가 그대로 태권도공원으로 가서 운용되도록 하는 것이 진흥재단의 역할인 만큼, 태권도특별법이 제정되면 국기원이 위축될 것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 '태권도특별법'이 언제 제정될 것으로 보십니까. 전북도와 무주군은 올 회기 안에 제정이 되도록 노력하되 안 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제정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하는데요. 

△ 특별법은 빨리 제정돼야 합니다. 우리의 희망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어 내년부터 법안을 근거로 태권도공원을 조성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늦어도 2008년 북경올림픽 전에 태권도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첫 삽을 떠야 합니다. 그래서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우리 문화의 대표 브랜드인 태권도를 세계에 보급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합니다.

- 지난 7월 완료된 태권도공원 조성 기본계획안을 보면, 2020년이 되면 태권도공원 방문객이 300만 명을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추정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의 방문객은 연간 200만 명인데, 어떻게 300만 명이 태권도공원을 찾을 지 의문입니다. 

△ 300만 명이 태권도공원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정은 관광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현황과 앞으로 관광의 흐름을 파악해 추산한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태권도공원에 꼭 가고 싶어 할 정도로 잘 조성하고,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닙니다. 중국 소림사의 연간 방문객도 300만 명이니까 무주리조트에 오는 스키 관광객을 태권도공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국기원과 공동으로 해외 한인 사범들의 활약상이 담긴 수기를 공모하고 있는데, 이달 말이 마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수기를 공모할 계획입니까. 그리고 수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 태권도가 짧은 기간에 세계화가 된 것은 한인 사범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태권도 세계화의 숨은 공로자이자 1등 공신입니다. 한인 사범들의 활약상과 태권도 보급 과정을 역사 기록으로 남기고 그들의 공적을 기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는 11월 세계태권도한마당 때 우수 수기를 시상하고, 책으로 출간할 것입니다. 앞으로 예산이 더 편성되면 추가로 수기를 더 공모할 생각입니다.

- 끝으로 태권도계에 바라는 것이 있을 텐데요. 한 말씀 해 주시죠. 

△ 태권도가 발전하려면 세계태권도연맹과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가 협력해야 합니다.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하고, 태권도를 통합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발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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