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 기술전문위원회 경기분과 부위원장 김준식

그간 경기장 문화의 변화도 직접 겪었고, 크고 작은 대회를 치르면서 보람도 많았다. 그러나 대회를 알리는 개회식 행사에 대해 항상 아쉬운 점이 있어 이렇게 태권도신문에 기고를 하게 되었다.

경기의 백미가 결승전이라면 각종 대회의 시작을 알리고 해당 대회의 의미를 더하는 이벤트는 대회 개회식이다. 그런데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개회식의 모든 방향은 대회가 열리는 지자체의 자치단체장 및 지역 정치 인사들 중심으로 열린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태권도 저변확대 및 지역도장 활성화, 그리고 일반 관객이 함께하는 개회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한태권도협회 및 각 시도협회는 도장활성화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각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 개회식을 도장활성화 차원에서 지역도장과 지역주민을 위해 시간과 방향을 맞추어 연다면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수련생을 둔 학부모들이 참석할 수 있는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태권도 시범의 경우 경기장 임원이나 선수들은 볼 기회가 많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그리 흔한 기회가 아니다. 더불어 태권도 시범의 흐름이나 경향도 많이 바뀌어 수련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태권도의 새로운 즐거움과 함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이벤트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수들의 사인회 역시 도장 수련생들에게는 특별하고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일선 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일반 대중에게 태권도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총장기 대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는 총장기 대회들이 학교가 아닌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총장기대회를 치르면서 지역홍보, 학교홍보와 더불어 큰 틀에서 태권도 홍보를 위해 개회식을 활용한다면 지역 도장에 분명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여기에 이벤트를 활성화해 자전거 등 경품 행사를 함께 한다면 호응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오픈대회에서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충분히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등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의 경우 각 시도협회의 더욱 큰 관심이 필요하다. 초등대회의 활성화는 엘리트선수의 육성 뿐 아니라, 대회에 참가하는 꿈나무들을 통한 도장활성화에도 중요하다. 따라서 각 시도협회는 초등연맹대회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초등연맹 역시 꿈나무들의 의미를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개회식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물론 이 같은 대회 개회식의 변화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 대한태권도협회와 각 시도협회의 홍보 활성화와 함께 비용지원 및 외부지원 섭외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현실적 이유를 들어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도 외면하는 대회 개회식일 뿐이다. 그동안 늘 대회장에 있으면서도 형식적으로 개회식을 준비하다보니 도장활성화와 연계하는 고민을 하지 않은 우리의 무관심이 컸다. 모든 대회 개회식을 당장 바꿀 수는 없겠지만 몇 개 대회라도 변화를 시도한다면 도장도 살리고, 관중도 함께하는 씨앗을 심게 될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 기술전문위원회 경기분과 부위원장 김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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