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태권도의 자존심 차동민과 시드니올림픽 이후 국내 선발전 도전 네 번 만에 런던행 티켓을 손에 넣은 이인종이 런던올림픽 태권도경기 마지막 날 나란히 8강에 안착했다. 역시 차동민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3회전 승부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리며 8강에, 이인종은 자신감 넘치는 머리 공격으로 승부를 매듭짓고 8강에 진출했다.

런던올림픽 태권도경기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리고 있는 런던 엑셀 사우스 제1아레나, 한국시간 11일 오후 5시 15분 차동민이 먼저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나섰다. 16강 상대는 올림픽랭킹 24위 슬로베니아의 트라즈코비치 이반 콘라드. 1회전 차동민은 초반 경쾌한 스텝으로 경기에 임했으나 트라즈코비치의 저돌적인 선제 공격에 잠시 주춤했다. 차동민은 트라즈코비치의 선제 왼발 몸통공격에 선취점을 내주었으며, 12초를 남기고 공격을 시도하다 오른발 앞돌려차기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4대 0으로 리드를 내주었다.

2회전에 돌입한 차동민은 40여초 만에 오른발 앞돌려차기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1점을 추격하며 3회전에 돌입했다.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3회전에 나선 차동민의 진가는 회전 중반에 드러났다. 차동민은 51초 만에 트라즈코비치의 오른발 앞돌려차기 공격을 받아 오른발 뒤차기를 턱에 꽂아넣으며 6대 4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종만 코치(한국 가스공사 감독)가 정확하게 득점상황을 파악하고 영상판독을 신청해 차동민의 기세를 올려놓았다.

역전에 성공한 차동민은 온전히 몸이 풀린 듯, 3회전 후반 오른발 앞돌려차기 공격, 경고 감점으로 점수차를 더 벌렸으며, 종료 2초를 남기고 오른발 몸통공격을 추가로 성공시키며 최종스코어 9대 4로 가볍게 8강전에 진출했다.

차동민의 경기에 바로 뒤이어 출격한 이인종은 화끈한 머리공격으로 엑셀 사우스 제1아레나를 달구며 8강에 안착했다. 이인종의 16강전 상대는 아테네올림픽 4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브라질의 팔라비나 나탈리아. 나이로는 두 살 위이지만 올림픽 출전경험으로는 한참 후배인 이인종은 그러나 확실한 한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팔라비나를 제압했다. 이인종은 1회전 41초 만에 오른발 몸통 앞돌려차기 공격 후, 붙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재차 오른발 머리 앞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3대 1로 리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1회전 20초를 남기고 팔라비나의 왼발 뒤차기 공격에 몸통을 내어주며 4대 2로 리드를 내주었다.

이어진 2회전에서 이인종은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며 23초 만에 오른발 뒤후리기를 성공, 재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이인종은 다시 왼발 밀어차기 몸통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려가던 중 30여초를 남기고 팔라비나의 뒤후리기에 왼발 앞발 머리 내려차기 공격으로 응수하며 12대 4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결국 3회전 팔라비나가 거센 몸통 공격으로 이인종을 추격했으나, 최종스코어 13대 9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차동민의 8강 상대는 그리스의 태권 영웅 니콜라디스 알렉산드로스를 7대 3으로 제압한 터키의 탄리쿨루 바흐리, 이인종의 8강 상대는 프랑스 글래디스 에팡의 척추관련 질병으로 교체 출전한 지난 해 세계경주선수권대회 여자 +73kg급 우승자 그라페 앤 캐롤라인. 두 선수의 8강 경기는 11일 오후 11시에 펼쳐진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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