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이집트에서 폐막된 제9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보인 한국선수들의 기량은 단연 최고였다. 남녀 MVP를 휩쓸며 남녀 동반 종합우승을 무난히 달성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경기장에서 드러낸 매너는 낙제점이었고, 대표팀 관리도 너무나 허술했다. 4일 첫날 남자 -59kg급에 출전한 선수는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며 비신사적인 행동을 취해 현장에서 ‘6개월 선수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각국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선수와 코치가 중앙코트에 올라가 공개 사과하는 망신까지 했다.

설사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이나 부적합한 판정이 있었더라도 선수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독여 패배를 스스로 인정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코치나 대회에 참가한 임원들이 할 기본적인 역할이다. 코칭스태프의 정확한 상황 판단과 보다 빠른 대처능력이 절실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승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정정당당한 승부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징계를 당한 선수는 이번 국제경기 경험을 통해 더욱 큰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촉망받는 선수였다. 이번 징계가 어린 선수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대회 출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경기장 매너나 코칭스태프의 미숙한 대처만이 아니었다. 청소년대표팀은 경기 전날에야 겨우 대회 현장에 도착해 대표자회의에 참석조차 못했다. 대표자회의에서 다뤄진 이번 대회의 중요한 주의사항들을 듣지도 못한 채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첫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제대로 몸도 못 풀고 무거운 몸으로 경기장에 나서야 했다. 15시간의 장거리 비행과 시차를 감안한다면 최소 이틀 전에는 도착해 현지 적응 시간을 가졌어야 그나마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대회 준비와 선수들에 대한 지원, 관리에서도 불만이 제기되었다. 어린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지원도 부족했다. 대회에 앞서 선수들에게 지급된 품목은 도복 한 벌과 트레이닝 슈츠 두 벌. 운동화나 가방도 지급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대회에서 보인 기량과 거둔 성적에 비해 이번 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주관한 한국중고태권도연맹의 행정 지원은 미흡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임원을 최소한으로 줄여서라도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지원, 관리에 신경을 더 썼어야 했다는 것이 대회를 지켜본 다수 태권도인들의 의견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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