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왔다. 길 터라!”

김미경의 후배들이 재치있는 응원문구로 선배를 응원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를 가리는 중대한 관문인 1차 평가전에서 여자 -67kg급 황경선과 김미경은 강보현을 상대로 각각 1승을 거둔 상태에서 코트에 나섰다. 올림픽 3연속 출전을 노리는 황경선과 바쿠 세계선발전에서 출전권을 따내며 기세를 올려온 김미경. 마침 두 선수의 소속팀과 모교 후배들도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선배 응원에 열을 올렸다. 특히 김미경의 후배들은 “언니 왔다. 길 터라!”, “미경2 제일 잘 나가!” 등등 재치 있는 응원문구를 담은 피켓을 흔들어 경기장을 후끈 달구었다. 이날 경기 중 가장 빅 매치여서인지 경기장은 온통 두 선수의 공방에 환호와 탄식이 터져나왔다. 결과는 3대 1로 황경선의 승리.

○… “미경아! 네가 이긴 거야!”

인천시청 김정규 감독이 김미경의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다.

빠른 발놀림으로 공격과 수비거리 확보에서 우세를 점한 황경선과 3회전 중반 이후 무서운 기세로 추격을 시작한 김미경. 김미경은 3회전이 끝날 무렵 위협적인 오른발 머리 공격을 두 번 시도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한 번은 비디오판독에서 기각되었고, 종료 5~6초를 남기고 시도한 또 한 번의 머리공격은 이미 기각된 판독으로 인해 더 이상 깃발을 들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인천시청 김정규 감독은 한동안 코트 바깥에서 굳은 표정으로 본부석 쪽을 바라보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편 김미경의 마지막 오른발 머리공격이 궁금했던지 KTA 기전위 임원들은 경기가 끝난 후 비디오로 마지막 공격 장면을 살펴보았다. 한참 화면을 지켜보던 윤웅석 의장은 혼잣말로 “허어! 거참 절묘하게 지나가 버렸네” 하며 자리를 떴다. 1차전 승점 확보에 실패한 김미경이 못내 아쉬움을 나타내자 응원석에서 큰 소리로 “미경아! 네가 이긴 거야!” 하며 격려하기도.    

○… 여자 -67kg급 강보현(한국체대)의 경기 중 주먹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자 문원재 교수(한국체대)가 코트 바깥에서 항의. 모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문 교수가 농을 섞어 “Mistake!”를 연발하자 지켜보던 누군가가 영국 맨체스터 맨터폴리턴대학(MMU) 연구교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문 교수를 향해 “자가 영국에서 돌아왔다고 신고하는구만” 하며 농으로 받아쳤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