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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학칼럼떼만 쓰는 우리 아이 어떻게 다뤄야 하나
  •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
  • 승인 2012.02.26 23:00
  • 호수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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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로서 어디까지 들어주고 어디부터 들어줄 수 없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야말로 아이의 성격은 물론 부모의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한 번쯤 주의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발달에서 처음으로 '아니야', '싫어' 등의 부정적 표현이 나타나는 시기는 생후 15개월 무렵이다.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이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으로, 걸음마기(만 1세에서 3세 사이)의 발달과제인 자율성의 획득에 밑거름이 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돌쯤 되면 자기주장이 한층 강해져서 엄마 말을 잘 안 듣고 어떤 아이들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부모가 이해하고 있어야 지나치게 억누르는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자녀의 주장이 틀렸다고 해서 강하게 억누르면 그 아이는 어쩌면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가끔 길에서, 혹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지나치게 떼쓰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두세 살짜리 아이가 떼쓰는 것과 대여섯 살 아이가 그러는 것에는 조금 심각성이 다르다. 진료실을 찾거나 인터넷 상담으로 문의해오는 대부분의 경우는 학령전기(만 3세에서 6세 사이)에 해당하는 아이들이다. 이 문제만으로 찾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문제로 진료실을 방문하는 경우에도 동반되는 문제로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길에서 뒹굴거나 심한 경우 머리를 박는 등 자해 행동도 나타날 수 있다. 제 분에 못 이긴 나머지 얼굴이 시뻘게지거나 창백해지고 입술이 파래지거나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모습을 보일 수 도 있다. 이 정도면 부모로서 황당하면서 불안하기도 하다.

이에 대해 부모로서 기가 막힌 나머지 심하게 아이를 때려주거나 반대로 그 요구를 들어준다면 모두 아이로 하여금 그런 방식을 고수하게 할 위험이 있다. 무섭게 다그치거나 때려준다면 부모의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에게 전달되고, 아이로 하여금 부정적인 자극을 받게 하여 오히려 그 행동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당장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있고 해서 들어준다면 아이로 하여금 학습효과를 갖게 하여 다음에도 같은 방법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은 무관심이다. 그것도 가급적 철저히 무관심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 자신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관심하기 힘들다. 우선 아이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방으로 들어가게 하거나 부모 자신이 들어간다. 위에 언급한 상황은 아이 혼자 있는 경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단 아이가 심한 자해를 한다거나 상대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할 때, 부모에게 욕을 할 때에는 무관심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이를 뒤에서 꽉 조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때리는 것과 같은 순간적 고통을 주는 것은 감정부터 튀어나오게 하여 좋지 않은 방법이지만 은근히 비교적 시간을 두고 부담을 주는 조이기와 같은 방법은 유용하다.

어쨌든 당장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너무 초점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로서 '왜 아이가 이런 식으로 되었을까?' 생각해보는 것이 순서다. 아이는 알게 모르게 그런 방법이 통한다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이고, 부모가 그 원인의 일부를 제공했다고 보아야 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이의 행동에 숨은 의미는 '이래도 안 들어 줄꺼야?' 하고 부모를 테스트해보고 조종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만큼은 부모가 질 수 없는 게임이다. 중간에 질 것 같으면 아예 아이와 맞서지 않느니만 못하다. 정말 좋은 부모라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속으로 화가 나고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아이 앞에서는 태연한 척 연극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네가 날뛰어 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와 같은 태산 같은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부모가 되기는 쉽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부모 자신도 수양을 하고, 다른 어른들로부터 힘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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