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희 관장

전국 초등학교들이 지난해 12월 20일을 전후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방학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신나고 즐거운 일이지만 막상 학부모들에게는 고민의 시기이기도 하다. 마냥 자녀들을 놀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 학업에 지친 아이들에게 방학 중에도 과중한 학업스트레스를 주기도 꺼려진다. 그래서 일선 도장들도 수련생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방학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고수회 태영도장 신용희 관장(38)은 매번 방학이 되면 태권도 수련시간과는 별도로 오전시간을 활용해 과학교실과 방송댄스 프로그램, 줄넘기 교실, 창의력 아카데미 프로그램, 마술교실 등을 연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수련생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키우는 과학교실과 즐겁게 뛰어놀 수 있고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방송 댄스 프로그램 등을 열어 수련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고수회 태영도장은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품새를 잘하는 도장으로 인근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신 관장 스스로 2007년부터 매년 고수회 소속으로 품새대회와 격파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올해도 KTA 격파왕 대회와 국기원 한마당에 출전했다.

지난 2005년 도장을 개관한 신 관장은 “처음 도장을 열면서 가장 고민 한 것이 어떻게 하면 놀이를 줄이고 깊이 있는 품새를 지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레크레이션이나 학교체육을 원하는 부모들도 많아 쉽지 않았지만, 즐거우면서도 깊이 있는 품새로 자녀들의 품새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지금과 같은 평판을 얻게 되었다.

태영도장은 품새를 지도하는 방식부터가 무척 꼼꼼하다. 국기원 승품 심사를 앞두고도 단순히 품새의 길을 외우는 수련은 하지 않는다. 손날 동작, 서기 동작 하나하나에서 잘된 동장과 잘못된 동작을 일일이 고쳐주며 올바른 동작을 지도한다. 허리의 움직임, 힘의 출발과 맺음, 호흡의 타이밍, 연결동작의 바른 예 등을 직접 보여주며 단 한 가지라도 바른 자세로 품새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개관 때 흰 띠로 시작한 초등 수련생들이 어느 덧 중학생이 되어 내년이면 4품 심사를 본다. 3년 전 제1회 태권도신문회장기대회에 출전해 왕중왕전에서 3위에 입상하고 올해 중학교로 진학하는 현지웅 군은 도장과 집이 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요즘도 매일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 이 도장에서 5년간 서교초등학교 전교 회장과 부회장이 연이어 나왔고, 광성고등학교 전교 1, 2, 3등이 나왔다. 태영도장 수련생들의 뛰어난 태권도 실력, 우수한 학업성적을 말해준다.

태영도장에서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 어머니태권도교실이 열리고,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성인 수련생들의 기합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곳에서 수련한 중학생들 ,입시 체육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 홍익대 동아리 태권도부, 경찰 시험을 앞둔 취업 준비생, 고교 교사들이 태영도장을 메우고 있다. 이 시간에는 지난해 국기원 파견 인턴사범으로 미국 버니지아에서 지도 경험을 쌓고 돌아온 한마음 사범(26)과 지난해 국기원 한마당에서 격파부문 1위에 올랐던 KTA 시범단의 허수현 사범이 신 관장과 함께 수련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올해에도 제자들과 함께 많은 대회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신 관장은 “최근 중고교 수련생과 성인 수련생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별한 비결은 없고 단 한 명의 수련생이라도 최선을 다해 지도한 결과일 거라고 생각한다. 특유의 꼼꼼함으로 꾸준히 수련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우리 도장의 가장 큰 목표”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