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용 코치

제11회 동강기 겸 제3회 태권도신문사회장기대회가 열린 영월 실내체육관. 메달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초등부 경기에서 영월 청령초등학교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하는 기쁨을 안았다. 제 고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뜻 깊었다. 

여자 고학년부에서는 자매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언니 임도연(6학년)이 L-미들급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어 동생 수형(5학년)이 밴텀금 정상에 올랐다. 여자 중학년부에서는 조주희(4학년)가 밴텀급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중학년부에서는 신승준(4학년)이 플라이급, 이선우(4학년)가 페더급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냈다. 

홈그라운드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 청령초는 6개월 전 정식 초등학교 팀으로 등록해 지난달 창단식을 가진 신생팀. 선수도 아직은 남녀 합쳐 6명뿐이다. 메달을 많이 따내도 참가선수가 적어 단체시상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지만 착실한 성장으로 향후 전국대회에서도 강력한 종합우승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학교 팀으로 본격 활동한 것이 반년 남짓 되는 이 팀의 전국대회 성적이 놀랍다. 7월 용인에서 열린 태권왕대회 여자 고학년부에서 임도연?수형 자매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또 10월 충북 충주에서 열린 꿈나무대회에서도 신승준이 남자 중학년부 플라이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고학년부에서 임도연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강원도는 원래 초?중등부 선수들의 경기력이 강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학교 팀도 있지만 일선 도장에서 겨루기 선수들을 많이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령초등하교를 지도하는 최현용(33) 코치는 영월 토박이로 어린 시절 선수생활을 한 후 타 지역에서 도장 사범으로 활동하다가 4년 전 고향 영월로 돌아왔다. 외삼촌 조영덕 관장이 운영하는 중앙태권도장에서 수련생과 선수들을 지도했고 그 인연으로 지금 청령초교 태권도부까지 맡게 된 것이다.

단종의 애사가 깃들인 영월은 그만큼 많은 사연을 간직한 역사의 고장이다. 단종은 숙부인 세조의 왕위 찬탈로 당시만 해도 육지의 고도로 불리던 이곳 영월의 청령포에 처음 유배되어 한 많은 일생을 보내야 했다.

청령초등학교는 1964년 영월초등학교 청령분교로 교문을 열었다가 1969 청령초등학교로 승격,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교생 31명의 작은 시골 학교인 청령초교는 지난 6월 태권도부가 만들어지면서부터 전교생이 함께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최 코치에게서 태권도 기본동작과 발차기 등을 배운다. 도장에서나 배울 수 있는 태권도를 학교에서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도 좋다. 최 코치는 이 수업을 오래도록 진행하면서 학교 내에서 선수 발굴도 모색할 계획이다. 

태권도 실력을 알아주는 강원도에 소속된 팀답게 청령초등학교의 내년 목표는 소년체전 금메달이다. “아직 신생팀이라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선수도 더 많이 발굴하고 훈련도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더 큰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최 코치는 학교의 지원과 선수들의 열성을 바탕으로 내년 소년체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청령초교를 지켜보라며 결의에 찬 표정을 지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