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 킥’이 지난주 개봉됐다. 겉으로는 평범한 가족이지만 불의를 만나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무술 가족의 실체를 드러낸다는 내용이다.

지나 10월 장애인심판자격 취득을 위해 한국체대를 찾은 정창호 관장의 태권가족. 왼쪽부터 장남 정유훈, 부인 이인순, 정창호 관장, 차남 정영훈

겨루기 선수 출신 정창호(53) 씨가 8단, 부인 이인순(51) 씨가  7단, 이들 부부 사이에서 태권도의 기를 받고 태어난 두 아들 중 장남 유훈(25) 군이 5단, 차남 영훈(21) 군이 4단이다. 정창호 씨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정태권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현역 관장. 장남 유훈 군은 한국체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시범단원 활동을 하다 군 대체 복무로 KOICA를 통해 파라과이에서 30개월 간 태권도를 지도했다. 차남 영훈 군은 현재 한국체대 1학년생으로 품새선수와 시범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아래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것이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선수출신 부부에 이어 대학에서까지 태권도를 전공할 정도로 태권도에 심취한 두 아들의 합세로 아주 보기 드문 무술인 집안을 이루었다.

가족이 함께 외출했다가 불량한 사람들과 시비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궁금해 물었더니 정 관장이 크게 웃는다. “밖에서는 평범한 시민일 뿐입니다. 우리 식구들은 절대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술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두 아들 녀석들에게도 어렸을 때부터 맞으면 맞았지 누굴 때리지 말라고 엄하게 가르쳤습니다.”

정 관장이 부인 이인순 씨를 만난 것은 고교 시절. 독일에서 태권도를 전파했던 고의민 사범이 신촌에서 운영하던 도장에서 함께 수련하던 때다. 정 관장은 광성고 3학년, 부인은 은광여고 1학년으로 함께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었다.

“그때는 그저 함께 운동하는 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군에서 제대하고 도장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어엿한 숙녀가 돼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먼저 대시했지요.” 까마득한 그 시절을 떠올리던 정 관장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정 관장은 태권도를 수련하고 지금껏 태권도인으로 살고 있는 것에 후회가 없다. 또 선수 출신 아내와 결혼한 것도, 스스로 태권도인이 된 두 아들의 선택도 든든하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자신들이 원하는 태권도인의 삶을 사는 정 관장 가족들은 그래서 행복하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