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저녁 7시.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학교에 적지 않은 태권도인들이 모였다. 경민대 태권도 겨루기선수단 창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저명 태권도인은 물론 지역 정치인, 국가대표선수단 및 메이저급 실업팀 지도자들도 경민대 태권도선수단 창단을 축하했다.

김상천 교수

경민대 태권도선수단 창단을 이끌어낸 주역은 김상천 교수다. 동대문상고와 성균관대학을 졸업하고제4, 5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뛰어난 선수출신이다. 몇 해 전까지 20여년 간 해외 국가대표팀을 맡아 지도해온 경력도 놀랍다.

김 교수는 최고의 선수였고, 훌륭한 지도자였다. 1985년부터 1991년까지 아랍에미리트, 1995년부터 2004년까지는 모로코에서 대표선수들을 지도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이집트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했었다. 이렇게 해외를 다니며 태권도 약소국을 강호 대열에 올려놓았고 올림픽 출전은 물론 4강에 진입하는 우수선수들도 다수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20여년 간 해외에서 지도해왔다는 사실이 그를 훌륭한 지도자로 인정받게 만든다.

이집트에서 귀국한 후 경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겨루기팀에 대한 갈망으로 팀 창단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런 그의 노력은 주변 여러 사람들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 드디어 올해 새 학기부터 신입생들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팀 활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올 신학기 초 국내 중고교에서 다년간 지도자로 활동해온 김병기 감독을 영입하고, 선수 발굴에 나섰다. 김 교수와 김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와 가능성 있는 선수의 조합으로 창단 첫해 종합우승이라는 뜻 깊은 결실을 만들어 냈다.

지난 14일 창단식을 마친 후 선수단과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1학년 11명으로 구성된 팀은 올해 3월 대학선수권대회 남자3조에 출전해 -58kg급 배성훈, -74kg급 강성희가 금메달, -87kg급 이영훈이 은메달, -54kg급 강종민과 -54kg급 김재현이 동메달을 획득해 종합 1위를 거머쥐었다. 그래서 뒤늦게 가진 창단식은 마치 축하연회처럼 화기로운 분위기였다. 10월에 벌어진 대학연맹 회장기 대회에서도 종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경민대 선수단은 신입생들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올해 어쩔 수 없이 2, 3년제 대학팀들만 출전하는 3조에 출전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4년제 대학 등 모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1조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올해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 실력을 잘 알기 때문에 1, 2학년이 구성되는 내년부터는 1조로 참가해서 승부를 겨뤄볼 생각입니다” 라며 선수단의 실력에 대해 큰 자신감과 믿음을 나타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는 타이프인 김 교수는 자신의 머릿속 계획을 잘 털어놓지 않는 편이다.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고, 경민대 태권도를 발전시키는 것 이외에 무슨 계획이 또 있겠느냐?”며 활짝 웃는 그에게서 강한 내공이 느껴졌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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