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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학칼럼부등시, 눈의 피로 우습게보다가는
  • 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
  • 승인 2011.10.16 22:31
  • 호수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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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
근시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는 직장인 박수근 씨(35)는 평소 글을 읽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책이나 신문을 펴놓고 있으면 10분도 되지 않아 눈이 피곤해지고 두통과 어지러움까지 생긴다. 최근에는 3D입체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앞이마가 조여드는 느낌이 들어 구토를 할 뻔했다. 견디다 못해 안과를 찾은 박씨는 두 눈의 굴절에 차이가 있는 부등시(不等視, 속칭 짝눈)로 진단받았다. 박씨가 겪는 고통은 부등시로 인한 ‘안정피로(눈의 만성피로증상)’의 대표적 증상이다.

부등시란 양쪽 눈의 시력에 차이가 나는 증상을 가리키는 의학용어다. 과거에는 부동시(不同視)라 불렀으나 10여년 전부터 의학 교과서 등에 부등시로 바꾸어 쓰고 있다. 부등시는 눈에 근시, 난시(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 원시 등이 있으면서 굴절 차이가 심할 때 나타난다. 한 쪽 눈은 정상인데 다른 눈이 비정상인 경우가 있고, 양쪽 눈 모두 비정상인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두 눈의 굴절 차이가 2디옵터 이상이면 부등시에 해당한다.

부등시는 잘 보이는 한 쪽 눈이 다른 쪽 눈을 보완해 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습이나 학교 생활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발견 시기가 늦어져 문제가 되는 까닭이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부등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기는 쉬워도 자연 치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마찬가지다. 따라서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대략 6~8세에 시력검사를 하면 부등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과에 가서 점검을 받지 않으면 부등시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대, 30대에 심한 부등시가 발견됐다면 소아 또는 청소년기에 이미 부등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부등시는 선천적으로는 태아발육 이상, 후천적으로는 시력발달 과정의 안구 변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 외상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유전에 의한 부등시도 있다는 분석이 있으나 학계의 정설은 아니다. 삐딱하게 사물을 보는 불안정한 자세도 부등시를 부르는 요인이다. 나이가 들어 한 쪽 눈에 백내장이 생겼을 때, 혹은 노화로 수정체의 강도와 점도가 변하면서 굴절력의 변화로 부등시를 유발할 수 있다. 역으로 부등시에서 백내장이 생기거나 노화로 굴절력이 바뀌면 부등시가 완화되는 경우도 있다.

부등시를 방치하면 시력이 좋은 쪽 눈을 집중 사용하게 돼 나쁜 쪽 눈의 시력이 더욱 약해진다. 안구 자체에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장애가 생기는 이유다. 예를 들어 두 눈이 모두 근시인 사람의 시력이 마이너스 7디옵터(나쁜 눈)와 마이너스 2디옵터(상대적으로 좋은 눈)라면 마이너스 2디옵터인 눈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마이너스 7디옵터의 눈은 발달이 안 돼 시력교정을 해도 정상 시력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약시)가 된다. 또 한 쪽 눈 위주로 사용하다 보면 입체시가 만들어지지 않아 거리 감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 쪽 눈에 의지하기 때문에 편두통을 자주 앓기도 한다.

 
약시를 방지하고 부등시를 개선하려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안경은 두 눈의 시력차이가 클 경우 안정피로를 일으킨다. 때문에 안경으로 한계가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콘택트렌즈나 라식, 혹은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고려해봄직하다.

어느 날 부등시가 나타났다면 정밀한 시력검사를 통해 잘 안 보이는 눈이 약시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약시 여부는 부등시가 오래되었는지 아니면 최근에 생겨난 것인지 판별하는 데 유용한 지표가 된다. 일단 약시가 아니라면 교정을 통해 양쪽 눈의 시력을 맞춰준 뒤 생활습관 개선 등 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등시 교정 이후에는 적어도 3개월에 한 번 정기적인 시력검사를 통해 부등시가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시는 초등학교 이전의 시력 발달기라면 좋은 쪽 눈을 가리고 시력교정 훈련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약시를 개선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디옵터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이 각막에서 한번 굴절되고, 다시 수정체를 지나면서 굴절된 후 망막에 물체의 상을 맺어 사물을 분간하게 되는데 망막 앞에 상이 맺히면 근시, 뒤쪽에 맺히면 원시라고 한다. 빛의 굴절력을 디옵터로 표시하며 근시는 마이너스(-), 원시는 플러스(+) 디옵터로 나타난다. 디옵터 수치가 높을수록 근시나 원시가 심한 것이다. 디옵터는 안과에서 기계장치로 1분 이내에 측정이 가능하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

강동성심병원 안과 이하범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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