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 대도 전자호구 사용 문제를 놓고 맞붙었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라저스트가 이번에는 대륙별 선발전에서의 사용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 2라운드를 시작할 전망이다.

라저스트는 “2012 런던 올림픽 세계선발전에 이어 대륙별 선발전에서도 타사 전자호구 사용정지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밝혀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에 태권도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저스트는 오는 9월 11일 처음 시작되는 대륙별 선발전인 오세아니아주 대회에 초점을 맞춰 다음 달 초 가처분신청을 낼 계획이다.

만약 법원이 이번에도 라저스트의 손을 들어 줄 경우 WTF의 체면이 구겨짐은 물론 전자호구 사용계약 및 행정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각 대륙별 선발전은 물론 라저스트와의 계약이 끝나는 내년 5월까지 WTF가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서 타사 전자호구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라저스트는 최근 WTF가 타사 전자호구 사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사 제품을 폄하한 사실을 문제삼으며 조정원 총재와 양진석 사무총장을 명예훼손과 계약위반을 적용해 검찰에 형사고발하는 등 공세를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편 WTF는 법원이 이미 라저스트가 낸 대륙별 선발전에서의 타사 전자호구 사용정지가처분신청을 기각했던 만큼 대륙별 대회에서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WTF 관계자는 “현재 (라저스트가) 대륙별 선발전에 대한 가처분신청은 내지 않은 상태다. 가처분신청을 내면 그때 가서 판단할 일이지만 이미 기각됐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라저스트는 WTF가 런던 올림픽에서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키로 결정하고 지난 3일 끝난 세계선발전에서도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려고 하자 법원에 세계선발전과 대륙별 선발전에서 타사 전자호구 사용정지가처분신청을 냈으나 대륙별 선발전 부분은 기각되었다.

라저스트 측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대륙별 선발전에 대한 자료가 부실했었다. 자료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WTF는 이러한 법정공방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제6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8일 집행위원회을 열어 ‘올림픽 대륙별 선발전 주최를 WTF에서 대륙연맹으로 한다’는 내용의 정관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저스트는 대륙별 선발전에서의 타사 전자호구 사용정지가처분신청뿐만 아니라 조 총재와 양 총장을 형사고발한 상태여서 WTF가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사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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