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산하 '가승인 단체'인 한국실업태권도연맹(이하 실업연맹)이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북 익산체육관에서 성재준 KTA 사무국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실업연맹 부회장들의 모습.(사진 왼쪽부터 양경덕 수성구청 감독, 김세혁 삼성에스원 감독, 윤종욱 영천시청 감독)

지난 3월 열린 '2006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에서 김종률 회장(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실업연맹 발전을 위한 각종 청사진을 제시할 때만 하더라도 실업연맹의 앞 길은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 회장이 단국대 법무실장 재직 시절, 대학 부지 이전과 관련 법률 자문을 한 업체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실업연맹에 적신호가 켜졌다.

검찰의 수사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최근 회장직을 사퇴했다. 그의 사퇴는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큰 편이 아니다. 문제는 하루 빨리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 집행부의 골격을 명확하게 세우고, 지도자 워크숍과 실업연맹회장기대회 등의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업연맹은 지난달 21일 전북 익산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출 문제와 연맹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회장 선출 방식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지만,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하기 보다는 실업연맹 내부에서 회장을 추대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차기 회장은 오는 7일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

이와 관련, 김세혁 실업연맹 부회장(삼성에스원 감독)은 "15명의 이사들이 회의한 결과, 연맹 자체에서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며 "5명의 부회장 중에서 1명이 회장으로 추대될 것 같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현재 차기 회장으로 김태일 실업연맹 상임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률 전 회장과 인연이 각별한데다 건설사업가로서 연맹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태일 상임부회장에 대해 "재력가는 아니다. 연맹을 이끌어갈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며 고개를 가로 젓고 있어, '김태일 카드'가 최상의 대안책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오는 7일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그동안 미뤄졌던 지도자 워크숍과 실업연맹대회 준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혁 부회장의 말에 따르면, 오는 21일 대전 유성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지도자 워크숍을 갖고, 11월에 제1회 실업연맹회장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세혁 부회장은 "차기 회장이 2년 정도 무난하게 회장직을 수행하고 각종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실업연맹은 내실있는 경기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의 말처럼 실업연맹이 내실을 이룬다면, '가승인' 꼬리표를 떼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KTA 측은 실업연맹이 가승인 단체에서 벗어나려면 계획했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류호윤 KTA 기획부장은 지난달 31일 "사업 실적이 있고 안정감을 주면 내년 1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식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하반기에 계획했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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