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이상 경기도태권도협회를 장악하고 경기도 태권도의 왕으로 불릴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안종웅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경기도협회에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도협회는 5월 이사회를 열고 기존의 대의원 지부제(3개 시군구에서 1명의 대의원을 선정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1시군구 1대의원 제도를 실현시켰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대의원 7명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 중 대의원들의 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는 내용의 선거관리규정을 만들었다. 현재 경기도협회의 대의원은 총 34명. 31개 시군구 대의원과 초등, 고등, 대학 팀 지도자 대표 대의원이다.   

그러나 경기도협회의 이 같은 개혁 움직임은 안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모든 혐의를 벗고 돌아올 경우 경기도협회에 더 이상의 큰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도협회 황광철(80) 회장은 안 부회장의 재판을 지켜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황 회장의 임기는 2012년 12월 31일까지. 경기도협회 몇몇 임원들은 황 회장이 7월 말경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말로 사퇴의 뜻을 표시했다 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안 부회장이 구속된 지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지만 재판 진행은 더디다. 지난달 27일 2차 공판에서 증인신청 절차까지 완료됐고, 오는 18일 증인심문이 이뤄진다. 이날 재판에서 검사 측에서는 김경덕 부회장과 비대위 정성교 위원장을, 안종웅 씨 측 변호인은 검사가 신청한 증인 두 명을 포함해 서명기 경기도협회 부회장, 박기영 수원시협회 전무이사 등 총 1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안 부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지 않는 이상 임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경기도체육회는 가맹경기단체 규정에 ‘체육단체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해서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 하지 아니한 자 및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라고 임원 결격 사유를 명시했다. 이 조항 때문인지 안 부회장 측은 여전히 혐의 전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변호사 측은 2차 공판에서 안종웅 부회장과 김진기 수원시청 감독의 보석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판사가 이미 기소당시 구속적부심이 기각됐었으니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을 좀 지켜본 후 판단하자고 말해 보석 여부는 증인심문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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