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태권도협회 최춘달 전무이사가 협회 내분으로 괴로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갑작스런 사고 소식에 경북 태권도계는 물론 국내 태권도계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서에는 최근 불거진 비리 의혹과 검찰 조사에 대한 자신의 억울함과 협회 운영에서 특히 혼란과 갈등을 빚어온 인사들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고인은 “자신의 희생이 경북 태권도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자신이 떠나면 자신이 언급한 문제의 인사들도 떠나길 바란다.”고 했다.
결국 태권도계의 고질적 병폐인 이기주의와 갈등, 이간질과 음해가 최 전무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것이다.
최근 태권도계는 각 단체마다 운영에 불만이 제기되고 진정과 고소는 물론 집단적인 시위가 잦아지는 등 유난히 소란스러운 모습이다. 정확한 근거를 내어놓고 건설적인 비판과 논의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아니면 말고’ 찔러나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고발과 여론몰이 행동이 속출했고, 이에 대응하는 측도 개선이나 설득의 노력보다는 독선적인 태도로 마찰을 더욱 심화시켰다. 최 전무의 경우는 그러한 태권도계 병폐가 빚어낸 최악의 결과인 셈이다.
최근 경기도협회는 업무상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전무이사가 구속 수감되었고, 충남협회는 사고단체로 1년째 표류 상태다. 또 경남과 부산, 제주도협회 운영에 비리가 있었다는 진정과 고소 때문에 협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부산시협회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가 결정됐고 경남협회도 비슷한 내용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집행부에 대한 건강한 지적과 비판은 협회 운영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개선에 도움을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대립에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음해와 이간은 협회 운영은 물론 태권도계 전체를 저해하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태권도는 신체 단련은 물론 정신 수양을 위해 전 세계 7천만이 수련하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정작 종주국이라는 한국의 태권도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암울한 모습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번의 불행을 교훈 삼아 모든 태권도인들이 자숙하고, 개인이든 단체든 저마다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 태권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것만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 될 것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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