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내 내년 런던에서 종주국 태권도의 위상을 되찾겠다.”

런던올림픽 세계선발대회를 앞두고 대표선수단이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대훈(왼쪽)과 차동민(왼쪽 두번째)이 발차기 훈련이 한창이다.

이번 세계선발전에는 내년 런던 올림픽의 티켓이 걸려 있어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부진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 팀으로서는 배수의 진을 치고 주어진 4개의 티켓을 모두 따낸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만약 이번 세계선발전에서 티켓을 따내지 못할 경우 오는 11월 방콕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지역 선발전으로 밀려나 다시 도전해야 하며, 이 관문의 통과 또한 만만치 않다. 한국은 1999년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 -68kg급 선수가 8강전에서 탈락, 다른 선수로 교체해서 아시아지역예선까지 가는 수모를 당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시아예선 우승으로 티켓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만 하더라도 아시아에서 한국 선수들은 이길 외국 선수로는 이란의 몇몇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때였다. 지금은 확연히 달라졌다. 전자호구를 착용해 경기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조차 잇따라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오히려 아시아지역예선으로 밀려날 경우 티켓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결승까지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의 강화에 훈련의 중점을 두고 있다. 오일남 코치는 “오전에는 심폐지구력 강화를, 오후에는 대도 전자호구 적응훈련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각오도 여느 때와는 다르다. 만약 세계선발전에서 티켓을 따는 데 실패할 경우 아예 체급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 기회 자체를 잃게 된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80kg급 차동민은 “반드시 티켓을 따오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체급에 비해 신장이 큰 편이 아닌 차동민은 얼굴 공격과 연결동작이 뛰어난 것이 장점. 하지만 2m가 넘는 키로 힘도 좋고 얼굴 공격도 강한 말리의 케이타를 넘어야 한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63kg급에서 우승하고 올림픽 -58kg에 도전하는 이대훈은 “올림픽도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 역시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58kg급 우승자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를 제압해야 한다.

한국은 올림픽 여자 +67kg급에 처음 출전한다. +67kg급 대표 안새봄은 오른발 돌려차기가 주특기. 안새봄도 “처음 출전하는 체급인 만큼 꼭 티켓을 따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체급 또한 만만치 않다. 국제대회경험과 노련미, 파워 등 뭐하나 뒤질게 없는 프랑스의 에팡을 누른다면 올림픽에서도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경선을 누르고 세계선발전 -67kg급에 출전하는 김미경은 “티켓을 따오는 데 그치지 않고 꼭 1등을 차지해 내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결의를 나타냈다. 장점인 얼굴 공격과 뛰어난 체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모두가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지만 솔직히 상대가 너무 세다. 하지만 반드시 이를 극복해야 한다. 태권도인들은 “한국 태권도의 위기는 어느 순간부터 외국선수들을 두려워하는 우리들 자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고 말한다. 이번 세계선발전은 선수들이 어느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표팀은 오는 25일 격전지인 바쿠로 떠난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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