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은 지난 2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달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의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양진방 사무총장을 비롯한 핵심 임원들의 사표를 모두 반려했다.

홍 회장은 “2012년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앞둔 시점에서 핵심 임원들을 바꿀 수 없다”며 “KTA 임직원 모두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사표 반려 이유를 밝혔다. 홍 회장이 협회 핵심 임원들의 사표를 반려함으로써 거의 한 달 동안 사표 수리 여부와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오르내리던 하마평도 물거품처럼 덧없이 사라지게 됐다.

홍 회장은 경주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양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부회장들에게도 전원 사표 제출을 요구하며 강한 개혁의지를 드러냈었다. 이 같은 홍 회장의 자세에 태권도인들은 홍 회장의 새로운 개혁 방향에 대해 잔뜩 기대를 걸기도 했었다.

그러나 양 총장의 사표 제출은 국제대회 성적 부진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모면하려는 제스추어에 불과하고, 홍 회장의 반려 역시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모양새여서 웃음거리만 되고 말았다. 또 즉흥적으로 개혁단장을 임명하면서까지 개혁 분위기를 잡았던 홍 회장의 이번 일처리는 전체 태권도인들을 우롱한 엄포에 불과해 비판 여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홍 회장은 김무천 KTA 개혁단장이 2일 보고한 국가대표팀 훈련 및 경기력 강화를 포함한 개혁안은 그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개혁은 시작도 못해본 채 사실상 허무하게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태권도인들이 홍 회장에게 어떠한 신뢰를 보낼지 궁금하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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