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8일, 시드니올림픽 한국대표선수 최종전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각 팀의 코치와 감독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속내는 그렇지 않을 터였다.

당시 가장 유리한 팀은 삼성에스원이었다. 예선전에 49명을 출전시켜 최종전에 13명이 선발돼 김세혁 감독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특히 김제경과 김경훈, 문대성이 버티고 있는 남자 80Kg급은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김 감독은 여자 -67Kg급의 이선희가 베테랑인 인천시청의 조향미를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인천시청은 여자부의 다크호스였다. 간판인 조향미가 -67Kg급에서 확실하게 버티고 있는데다 여자 -57Kg급 강해은과 이지은도 다른 팀에서 무시하지 못할 상대였기 때문이다. 

경희대와 한국체대의 전력도 이에 못지 않았다. 특히 한국체대는 여자 -57Kg급에서 정재은이 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확신했다. 또 남자 -68Kg급의 노현구가 경희대의 신준식을 충분히 제칠 것으로 믿었다.

그후 박빙의 승부로 치러진 시드니올림픽 한국 대표선수 최종전에서 △여자 -57Kg급=한국체대 정재은 △여자 -67Kg급=삼성에스원 이선희 △남자 -68Kg급=경희대 신준식 △남자 +80Kg급=삼성에스원 김경훈이 1위를 했다.

인천시청은 믿었던 조향미가 이선희에게 역전패하자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수많은 잡음과 에피소드를 남기며 어렵게 올림픽에 출전해 신준식은 은메달을, 나머지 3명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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