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대총장기대회 남고부 단체전 결승전.

기록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기 스포츠종목들이 단체전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구기 종목들이다. 개개인 선수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루고 구성원 간 조화로 멋진 플레이를 펼쳐내는 짜릿한 순간을 만나기 위해 관객들은 경기장을 찾는다. 
 
개인 경기로만 인식되던 태권도 겨루기 경기에서도 단체전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내달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시범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태권도협회에서도 단체전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팀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태권도 단체전은 현재 한국실업태권도연맹전과 연세대총장기대회, 용인대총장기대회 등 국내 일부 대회에서만 열리고 있다.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뤄 대결하는 방식이다.

실업연맹전에서는 특이한 선수 교체 방식을 택해 5명의 태그매치 방식으로 치러지는 반면 연세대총장기대회에서는 선수 5명이 각각 따로 경기하고 승수가 많은 팀이 이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용인대총장기대회는 앞서 두 방식을 절충, 한 명씩 출전하는 것은 연세대총장기대회와, 출전 선수 모두의 점수로 승패를 가린다는 점에서는 실업연맹전과 비슷하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KTA) 주최 대회에는 이 같은 단체전 방식이 없다. 과거 단체전으로 경기를 치렀던 대통령기단체대항전에서도 8체급 개인성적을 종합해 단체 순위를 매기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KTA에서도 최근 단체전 경기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양진방 사무총장도 “곧 KTA가 주최하는 대회에서도 단체전 경기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팀 대항전은 개인전과는 차이가 많다. 개개인의 실력보다 팀의 결속력이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선수들이 단체전에서는 놀라운 기량을 발휘할 때도 있다. 또 세트플레이나 팀워크 등은 단체전만 가진 묘미다.

태권도 선수들도 이런 단체전 경기 방식에 큰 흥미를 느낀다. 개인전만 치르던 선수들이 팀 대항전을 치르면서 처음으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나로 인해 팀이 뒤로 처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담도 느끼지만 한편 ‘내 부족한 점을 동료가 채워줄 것’이라는 신뢰감이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전략과 작전, 협동과 분배, 의지와 책임 등을 볼 수 있는 단체전은 관객들에게도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올림픽에서 매번 한국에 많은 메달을 안겨주는 태권도지만 아직 대중들에게는 재미없는 경기로만 기억되고 있다. KTA가 단체전 경기를 도입하고 적절한 홍보를 가미한다면 태권도 경기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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